'20년 뚝심' 타이삼성 첫 흑자

입력
2017-08-2218:27
수정
2017-08-2218:28
한국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철수한 태국 시장에서 20년간 영업을 이어온 삼성생명 태국법인(타이삼성)이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삼성생명은 타이삼성이 2분기 당기순이익 3억4000만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삼성생명은 3분기 들어서도 영업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어 올해 첫 연간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생명, 태국서 20년 고군분투

삼성생명은 1997년 타이삼성을 설립했다. 그해 말 한국에 외환위기가 닥쳐 태국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태국이 첫 해외진출 지역인 데다 당시 철수하면 언제 다시 태국 시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삼성생명은 바로 흑자를 내기 위해 매달리지 않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태국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회사는 특히 쓰나미 방지를 위한 ‘맹그로브 나무 심기’부터 현지 학교에 교육 기자재를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섰다. 이에 힘입어 태국에서 타이삼성 브랜드 인지도가 꾸준히 높아져 2015년 조사에선 24개 전체 보험사 중 6위를 기록했다.

현재 태국에서 영업 중인 국내 금융회사는 타이삼성을 포함해 산업은행, KTB투자증권 등 단 세 곳이다. 태국 금융당국이 인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태국 금융당국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국 금융회사에 잔류를 요청했지만 대부분 등을 돌린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계사 중심 영업 ‘승부수’

타이삼성의 태국 시장 내 인지도는 서서히 높아졌지만 이익을 내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태국 보험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2%씩 성장(수입보험료 기준)했다. 하지만 AIA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글로벌 보험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위기를 느낀 타이삼성은 2014년부터 태국 보험시장을 기초적인 부분부터 다시 조사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타이삼성이 다른 외국 보험사들에 비해 개인영업에 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에 치중한 다른 보험사와 달리 자체적인 설계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본사에서 꾸준히 인력을 보내 현지 설계사들에게 영업노하우부터 상품 구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짰다.

이 같은 노력으로 타이삼성의 설계사 수는 2013년 4800명에서 올해 6600명으로 늘었다. 특히 한 달에 보험상품을 한 건 이상 판매하는 설계사도 같은 기간 560명에서 1610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맞춰 2013년 431억원 규모였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991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622억원을 올려 연간 수입보험료 1000억원 돌파도 기대된다.

한편 삼성생명이 중국은행과 합작한 ‘중은삼성’도 중국 시장에서 내년엔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은삼성의 수입보험료는 2014년 1627억원에서 2016년 9000억원 수준으로 2년 만에 5배 넘게 성장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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