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으로 모진 고통의 시기 겪은 최다빈, 어머니 향해 올림픽 연기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최다빈(18·수리고)은 불과 몇 년 전까지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다.

위로는 김연아(은퇴)가 버티고 있었고, 밑으로는 유영(과천중), 임은수(한강중), 김예림(도장중) 등 막강한 후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다빈은 일명 '끼인 세대', '골짜기 세대'의 한 명이었다.

'연아 키즈' 최다빈 금메달 땄어요

최다빈의 피겨 인생은 2016년을 기점으로 크게 변했다.

운이 따랐다.

그는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출전권이 걸린 2016년 회장배 랭킹 대회에서 5위를 기록했지만, 1위 유영과 3위 임은수가 나이제한에 걸리고 4위에 오른 박소연이 발목 골절상 후유증으로 출전권을 반납하면서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그즈음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어머니 김정숙 씨가 암 진단을 받은 것.
최다빈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쓰러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어머니 병세를 호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했다.

그는 2017년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비록 박소연을 대신해 출전했지만, 총점 187.54점으로 개인 최고 점수를 경신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인 역대 최초의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이었다.

최다빈의 깜짝 금메달 소식에 가장 기뻐한 건 어머니 김정숙 씨였다.

빙상 관계자는 "최다빈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자 어머니가 매우 기뻐하셨다.

병세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최다빈은 지난해 3월 말에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초인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동갑내기 친구 김나현(과천고)이 부상으로 출전권을 반납하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별 출전권이 달린 세계선수권에 대신 나가게 됐는데, 무거운 부담감을 이겨내고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그는 김연아 은퇴 이후 국내 선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인 191.11점을 기록하면서 종합 10위에 올랐다.

'톱10'까지 주어지는 출전권 2장을 거머쥔 최다빈은 단숨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헤로인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다빈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고통의 시간을 맞았다.

지난해 6월 김정숙 씨가 딸의 평창동계올림픽 무대를 보지 못하고 세상과 작별했다.

최다빈은 모진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그는 평창올림픽 국내 선발전 출전 포기도 고려했지만, 대회 직전 출전을 결심했다.

눈물이 채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최다빈은 선발 1차전 1위를 차지했다.

부츠 문제까지 겹쳐 퉁퉁 부은 발목으로 만든 성적이었기에 의미가 컸다.
그는 2, 3차 국내선발전까지 모두 우승하며 평창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최다빈은 평창올림픽 쇼트프로그램으로 미국 싱어송라이터 니나 시몬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만든 음악, '파파 캔 유 히어 미'(Papa Can you Hear Me·아버지, 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에 맞춰 연기를 펼칠 계획이다.

어머니를 위해 바치는 연기다.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은 러시아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알리나 자기토바, 캐나다 케이틀린 오즈먼드, 일본 미야하라 사토코, 미국 미라이 나가스 등이 메달권에 근접해 있다.

최다빈의 평창올림픽 목표는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치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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