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男 쇼트트랙, 소치올림픽 수모 딛고 금빛 질주 나선다

/ 사진=게티이미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한 여정이 본격 시작됐다.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건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이번 올림픽은 특히 사상 최대 규모인 15개 종목, 10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인기 종목인 쇼트트랙의 경우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노메달’ 의 수모를 씻는 금빛 질주를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기록 아닌 순위싸움

쇼트트랙의 정식 명칭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이다. 북미 지역에서 인기를 끈 스피드스케이팅 경주가 시초다.

쇼트트랙은 1988년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다. 정식 종목이 된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올림픽부터는 전 세계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대표적인 경기로 떠올랐다.

선수들은 길이 111.12m인 타원형 트랙을 돌면서 기량을 겨룬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매 경기 상위 2~3명만 다음 출전 기회를 보장받는다. 기록보다 순위가 중요한 이유다.

여러 선수가 순위를 다투는 만큼 힘보다 기술이, 지구력보다 순발력이 요구된다. 뿐만 아니라 빠른 출발과 팀플레이, 경기운영 능력 등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관람객은 경기 흐름이 빨라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볼 수 있다. 결승선을 앞두고 펼쳐지는 막판 스퍼트는 백미로 꼽힌다.

남자 쇼트트랙은 1992년 1000m와 5000m 계주로 시작됐다. 이후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올림픽 당시 500m가 추가됐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선 1500m가 생겨났다.

쇼트트랙 경기장 설명 이미지. (사진=평창동계올림픽 홈페이지)

◆ 곡선주로 싸움이 승패 좌우

쇼트트랙은 2인1조 편성의 스피드 스케이팅과 달리 여러 명(3명 이상)이 한꺼번에 출전하는 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친다. 남녀 총 8개 종목에 메달이 걸려 있고 남자 경기는 개인 500m, 1000m, 1500m 및 계주 5000m 등 4개 종목이다.

개인전 500m와 1000m는 보통 4명이, 1500m는 6~8명이 한 조에서 동시에 출발한 뒤 골인한 순위로 2~3명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단체전인 계주는 국가별로 4명씩 한 팀을 이뤄 경기를 펼쳐 2팀~3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짧은 트랙에서 동시에 여러 명이 경기를 펼치는 만큼 약간의 몸싸움은 허용된다. 다만 상대 선수를 밀치거나 진로를 방해하면 실격 처리된다. 몸싸움 과정에서 피해를 본 선수는 예선에서 탈락되더라도 어드밴티지 룰이 적용돼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받기도 한다.

코스가 짧고 출전 선수가 많아 직선주로보다는 곡선주로 싸움이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폭발적인 순간 스퍼트와 상대 선수를 견제하는 팀플레이, 코너링 기술 등을 앞세운 경기 운영 능력이 승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종목에 출전하는 5명의 선수. 사진 왼쪽부터 황대헌(18·안양 부흥고) 임효준(21·한국체대) 김도겸(24·스포츠토토) 서이라(25·화성시청) 곽윤기(28·고양시청).

◆ 기대주부터 실력자까지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다시 시동을 건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단 한개의 메달도 따지 못한 결과를 설욕한다는 각오다. 또 안방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인 만큼 세계 최강 타이틀을 되찾아 온다는 목표다.

이번 대표팀은 기대주와 실력자로 구성돼 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임효준은 남자 쇼트트랙 최고의 유망주로 꼽힌다. 그는 지난 4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정수, 박세영 등 쟁쟁한 주축 선수를 모두 제쳤다.

임효준은 어린 시절 부상과 재활에 매달렸다. 오른발 정강이뼈와 발목 골절, 허리와 손목 등 큰 부상이 잦았다. 그러나 힘든 시기를 이겨내면서 그는 성장했다.

대표팀에 승선한 뒤 지난 9월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차 월드컵 개인전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는 등 단거리와 장거리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 종합 우승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서이라는 출중한 기량을 갖춘 실력자다. 그는 1000m, 1500m가 주 종목이며 몸싸움에서 버티는 힘이 상당히 좋다. 수준급 출발 능력도 장점이다.

이와 함께 대표팀 막내 황대헌도 눈여겨봐야 할 선수다. 황대헌은 강한 체력과 속도를 바탕으로 1500m 등에서 메달을 노린다.

◆ 세계선수권 우승 서이라 '다완광' 노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전방위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황대헌(18·안양 부흥고) 임효준(21·한국체대) 김도겸(24·스포츠토토) 서이라(25·화성시청) 곽윤기(28·고양시청) 등 5명이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에 출전한다. 맏형 곽윤기를 제외한 4명의 선수는 모두 이번이 올림픽 처녀 출전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로는 국가대표 에이스(간판선수)로 자리매김한 서이라가 꼽힌다. 서이라는 지난해 3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17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1000m 금메달을 따내는 등 개인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평창 대회에선 주 종목 1000m, 1500m 등에서 다관왕을 노린다.

해외 선수로는 러시아 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안현수(32·빅토르 안)가 가장 관심을 모은다. 러시아로 귀화한 뒤 출전한 소치 대회에서 안현수는 500m, 1000m,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이밖에 중국의 차세대 단거리 유망주 우다징(중국)과 베테랑 찰스 해믈린(캐나다) 등이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특히 우다징은 작년 2월 일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500m에서 한국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 금메달 텃밭 한국 여자 쇼트트랙, 목표는 '전 종목 석권'

한국 여자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4관왕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쇼트트랙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꾸준히 금메달을 안겨줬던 '효자종목'이다. 그만큼 국내에서 관심이 높은 종목이기도 하다.

쇼트트랙을 향한 국민들의 열기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뜨겁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최대 '약점'으로 지목됐던 500m 경기를 포함해 전 종목 금메달 석권을 목표로 평창을 준비하고 있다.

◆111.12m 아이스링크 위의 경기…"전 종목 금메달 노린다"

쇼트트랙은 스케이트를 신고 111.12m의 아이스링크를 돌아 순위를 매기는 경기다. 기존 400m의 스피드스케이팅과 비교했을 때 짧은 코스를 돌기 때문에 쇼트트랙이라고 부르게 됐다.

여자 쇼트트랙 경기에는 총 4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개인전으로는 500m, 1000m, 1500m가 있고, 여자 쇼트트랙의 경우 계주는 3000m다.

종목별로 선수를 따로 선발하지 않고 국가별 쿼터에 따라 출전권이 배분된다. 우리나라 여자 쇼트트랙 대표선수단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계주까지 합쳐 따낼 수 있는 올림픽 출전권을 모두 얻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주요 경기 일정으로는 ▲2월13일 500m 결승전 ▲2월17일 1500m 결승전 ▲2월20일 3000m 결승전 ▲2월22일 1000m 결승전 등이다.

◆여자 쇼트트랙 '양대산맥' 최민정·심석희…금메달 향한 무한 질주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중에는 최민정(21·성남시청),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가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 기대주로 지목된다.

최민정 선수는 생에 첫 올림픽에 도전한다. 고교시절부터 여자 쇼트트랙 선수 유망주로 꼽혔던 최민정 선수는 나이 제한에 걸려 2014년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는 최민정 선수가 그 동안 갈고 닦아온 실력을 펼칠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특히 최민정 선수는 그 동안 취약했던 500m 금메달 도전하는 등 4종목 금메달 석권을 노리고 있다.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그 동안 단 한번도 500m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전이경 선수와 박승희 선수가 동메달을 딴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최민정 선수가 평창에서 500m 금메달 기록을 세운다면 한국 올림픽 첫 4관왕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대 시즌 성적도 좋다. 최민정 선수는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는 500m,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전종목 석권했다. 또 4차 월드컵 대회에서는 500m 은메달을 따냈다.

심석희 선수도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로 꼽힌다.

심석희 선수는 이미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3개를 목에 건 '올림픽 스타'다. 당시 심석희 선수는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땄고,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심석희 선수의 주 종목은 1000m와 1500m다.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1000m 금메달을, 3차 대회에서는 1500m 우승을 차지했다. 대표팀 막내이자 여자 쇼트트랙 '양대산맥' 라이벌로 묶이는 최민정 선수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캐나다·중국 등…해외 라이벌과의 경쟁 치열할듯

외국 선수들과의 치열한 경쟁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경기의 하이라이트다.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전종목 석권을 위해 넘어야할 산이기도 한 셈이다. 그만큼 한치의 양보도 없는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첫 번째 라이벌 후보 국가는 캐나다다. 그 중 킴 부탱 선수가 유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킴 부탱 선수는 올 시즌 네 차례 월드컵에서 메달 9개(금 2·은 6·동 1개)를 획득했다. 킴 부탱 선수는 현재 500·1000m에서 2위고, 1500m에선 3위다.

중국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 대표팀 이외에 전 종목 출전권을 따낸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500m 랭킹 3위인 판커신 선수와 장·단거리에서 두루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한유통 선수가 중국의 에이스로 지목된다.

앨리스 크리스티(영국) 선수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강력한 경쟁상대다. 앨리스 크리스티 선수는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1000·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허벅지 부상으로 1~3차 월드컵에서 동메달 1개(1차 1000m)에 그쳤던 앨리스 크리스티 선수는 서울에서 열린 4차 대회 500m에서 우승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김정훈·박상재·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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