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공장은 2019년 이후 결정
자체 개발한 세포주 조만간 완성
세포, 유전자 치료제 궁극적 목표
현재로선 항체에만 집중
싱글유즈 시스템도 도입 예정


“4공장 착공은 2019년 하반기 쯤 결정할 예정입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사진)은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IFEMA에서 열린 국제의약품박람회(CPhI)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미국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 결과를 지켜본 후 증설 시기를 확정하겠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이날 ‘바이오 라이브’ 행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7년 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CMO(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강연했다. 지난해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로는 처음으로 CPhI에서 기조 연설을 한데 이어 올해 두번째다.

김 사장은 “삼성이 바이오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3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었다”며 무슨 사업을 언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의사결정이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설립되기 전 3년 동안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신사업팀에서 다양한 산업을 검토했다. 김 사장은 “3년 간 직접 발로 뛰며 바이오산업을 조사했고 시장에서 구할 수 없는 우리만의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며 “그 결과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춘 기업이 전세계 2곳 밖에 없는 CMO에 가능성을 발견했고 적기에 바이오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아무도 사업을 확장하지 않는 불황기에 투자해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삼성토탈에서 화학산업의 성쇄를 지켜보면서 산업이 위축했을 때 투자해야 호황기에 대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장을 지을 때만해도 CMO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공장 매각과 인력감축이 있었지만 그 덕분에 경쟁사들의 유능한 엔지니어들을 데려올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사장은 생산만 하는 CMO를 넘어 생산 이전 단계인 CDO(위탁개발)를 새로운 사업 모델로 키울 계획도 밝혔다. CDO는 바이오의약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무한 증식이 가능한 세포주를 개발하는 것부터 생산 공정 개발, 임상 물질 생산까지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올 초 국내 신약개발기업 이뮨온시아를 비롯해 3건의 CDO 계약을 체결했고 10여개 기업과 수주 논의를 하고 있다.

36만L의 대규모 공장이 과잉 생산 문제에 부딪힐 우려에 대해선 “미해결 과제였던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치료제가 개발되면 CMO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을 때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곳은 삼성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소규모 생산 방식인 ‘싱글 유스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도 밝혔다. 싱글 유스 시스템은 대형 바이오리액터(배양기) 대신 이동이 가능한 소형 배양기에 1회용 비닐백을 사용해 설비를 소독, 세척할 필요가 없다. 투자 비용이 적게 들고 다양한 제품을 교체 생산할 수 있어 GE헬스케어, 머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적용하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은 대규모지만 소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유연성도 갖추고 있다”며 “CDO 사업과 임상물질 소량 생산을 요구하는 고객들을 위해 싱글 유스 시스템도 동시에 구축해 서비스할 계획”이고 말했다.

마드리드=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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