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옵디보·키트루다·여보이 등 출시
정상인 척하는 암세포 찾아 공격
독성·내성문제 적고 부작용도 덜해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에 기여한 두 명의 과학자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내 출시된 면역항암제는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사진),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여보이’(이필리무맙)가 있는데요. 이 중 옵디보와 키트루다는 면역체계를 교란하는 PD-1이라는 단백질을, 여보이는 CTLA-4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혼조 다스쿠 일본 교토대 의대 교수가 PD-1을, 제임스 앨리슨 미국 텍사스주립대 면역학과 교수가 CTLA-4를 발견했죠.

면역관문억제제는 체내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가진 사람은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오면 T세포가 이를 찾아내 공격합니다. 암세포는 T세포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속임수를 쓰는데요. 어떤 암세포는 PD-L1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T세포의 PD-1 수용체에 달라붙습니다. 이렇게 되면 T세포는 암세포를 보고도 공격을 하지 않게 됩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의 PD-L1이 T세포의 PD-1과 결합하지 못하도록 먼저 결합합니다. 비활성화됐던 면역세포를 깨워 우리 몸 스스로가 암세포를 찾아 싸우게 하는 겁니다.
이런 방식은 기존 치료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면역항암제를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3세대 항암제로 분류합니다. 1세대 화학항암제는 세포독성물질로 암세포를 공격해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도 같이 손상시킨다는 부작용이 있었죠. 2세대 표적항암제는 특정 물질을 목표로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적지만 내성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3세대 면역항암제는 독성과 내성의 문제가 적고 부작용도 적습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도 만능약은 아닙니다. 특정 암에만 작용하고 약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도 제한적입니다. 면역항암제는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두경부암, 호지킨림프종, 방광암, 위암, 신장암 등에 사용할 수 있는데요. 흑색종 환자에게서도 효과를 보인 경우는 30%대에 불과합니다. 비싼 약값도 환자들에겐 부담입니다. 보험급여 적용을 받지 못하면 1년에 1억원 이상 듭니다. 지난해 옵디보는 전 세계 시장에서 5조원, 여보이는 1조원, 키트루다는 4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이면 매출이 두 배로 뛸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갈수록 커지는 면역항암제시장에서 국산 치료제는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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