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경희대병원 교수

환자 90%는 진단 1년내 사망
정기 검사로 조기 발견해야
담도암과 췌장암은 많은 사람이 두려워하는 병이다. 다른 암보다 유병률은 낮지만 예후가 나쁘기 때문이다. 환자 10명 가운데 9명이 진단받고 1년 안에 사망한다. 담도와 췌장이 인체 깊숙이 있어 조기 진단이 어려워서다. 진단 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의 10~15%에 지나지 않는다. 박민수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암이어서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간헐적인 복통과 소화 불량,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췌장암의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가 복부 통증이다. 명치 쪽 통증이 가장 흔하지만 복부 어디서든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췌장은 등에 가까이 있어 허리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복부, 등에 심한 통증이 느껴질 정도면 췌장 주위에 있는 장기로 암이 전이된 경우가 많아 통증이 생기기 전에 병원을 찾은 환자보다 예후가 나쁘다. 박 교수는 “황달이 생기기 전까지는 일반 검사에서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담도암과 췌장암 환자 대부분이 병세가 악화한 상태에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담도암·췌장암의 발병 원인은 분명하지는 않지만 30% 이상이 흡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과음이 잦은 사람, 당뇨 환자, 만성 췌장염 환자, 점액성 췌장 낭종 환자 등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수술이다. 하지만 암을 일찍 발견해야 수술이 가능하다. 박 교수는 “위암, 대장암 등 다른 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뉘지만 담도암과 췌장암은 수술 가능 여부에 따라 병기를 구분한다”며 “최근에는 절제가 어려운 경우도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적극 활용해 암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도암·췌장암 절제수술은 해당 장기가 몸속 깊이 위치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다. 췌장과 십이지장, 담관, 담낭을 광범위하게 잘라내고 이를 다시 소장과 연결해야 한다. 과정이 복잡할 뿐 아니라 정교한 접합 기술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여러 장기를 절제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큰 흉터가 남는 개복수술보다는 복강경·로봇수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로봇 단일공 담낭절제술은 배꼽 주변에 약 2~2.5㎝ 크기의 구멍을 내고 시행하는 수술법이다. 수술 기구를 자유롭게 움직이고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정교하고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 흉터가 덜 남아 미용적으로도 낫다. 박 교수는 “개복수술은 출혈이 많고 통증이 심한 데다 회복 속도가 더뎌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며 “로봇 단일공 담낭절제술은 수술 후 통증이 적은 데다 평균 1~2일 안에 환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수술별로 장단점이 있는 만큼 환자 개개인의 우선순위와 여건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며 “치료비가 부담된다면 복강경수술이나 개복수술을, 흉터와 합병증이 염려된다면 로봇수술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넓은 범위를 절제해 합병증 위험이 크고 장기별로 세밀한 접합 기술이 필요한 담도암·췌장암 수술의 특성을 고려해 수술 성공률과 안전성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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