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 바이오헬스부 기자 freeu@hankyung.com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전년보다 12% 감소한 32만1574명이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 환자가 크게 줄어든 것이 주요인으로 꼽히지만 한국의 외국인 환자 유치 역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다른 나라 정부와 환자 송출 계약을 맺거나 의료기관의 환자 유치를 지원하는 데 치우쳐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업자는 외국인 환자를 국내 의료기관에 소개·알선하는 업체로 보건복지부에 등록한 뒤 영업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전체 외국인 환자 중 유치업자가 유치하는 비중을 10% 내외로 보고 있다. 유치업자가 1000여 곳에 이르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이유로 언급되는 것이 ‘해외 의료관광 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이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려면 그 나라에서 어떤 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은지, 그들이 주로 어디로 의료관광을 떠나는지, 지출하는 진료비는 얼마인지 등의 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제공하는 관련 자료는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의료해외진출 종합정보포털(KOHES)’의 의료시장정보 항목을 보면 각국의 의료관광 시장에 대한 자료보다 ‘국가 개황’이란 제목으로 정치 제도, 경제 지표 등 기본적 사항만 수록돼 있다. 한 업체 대표는 “해외에 지사를 두고 있는 국가기관이 나서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면 환자 유치에 길잡이가 될 텐데 아쉽다”며 “중국,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 대한 자료조차 너무 부실하다”고 했다.

한국 의료산업은 수준이 높은 데다 미국 독일 등에 비해 비용까지 저렴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구나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환자의 60~70%는 의료기관이나 유치업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조사해서 온다고 한다. 한국의 의료 경쟁력을 제대로 알리는 것만으로도 외국인 환자가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의료관광 강국을 외치는 정부가 되돌아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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