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 감소…사드 갈등 여파
진료수입 전년보다 2200억원↓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의료 관광객’이 처음으로 줄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겪은 영향이 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가 32만1574명으로 2016년보다 12% 감소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외국인 환자가 줄어든 것은 2009년 정부가 해외 환자 유치를 허용한 뒤 처음이다. 외국인 환자 진료 수입도 2016년 8606억원에서 지난해 6398억원으로 26% 급감했다.

사드 사태의 여파가 컸다. 한국 의료기관을 찾은 중국인 환자는 지난해 9만9837명으로 2016년(12만7648명)보다 22% 줄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지난해 러시아 환자는 2만4859명으로 전년보다 2.6% 줄었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러시아 인접 국가 환자들은 한국 대신 의료비가 낮은 러시아로 향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의료관광협회는 환율 때문에 러시아를 찾은 독립국가연합(CIS) 환자가 60% 늘었다고 발표했다.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오는 환자도 줄었다. 베트남은 비자 발급의 어려움이, 필리핀은 페소화 가치 하락이 원인이었다고 복지부는 분석했다. 반면 한류 영향으로 태국에서 한국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 6137명으로 전년(3933명)보다 56% 증가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성형외과를 찾았다.

의료계에서는 외국인 환자 감소가 한계에 부딪힌 한국 의료 관광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가 한국 의료기관을 찾을 만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한류에 편승하는 일회성 마케팅에 치중하기보다 장기적으로 한국 의료 브랜드의 가치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국제병원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외국인 환자가 찾을 수 있는 국제병원을 열고 집중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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