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K바이오

지난해 3억3000만弗…43%↑
신제품 개발 어려워 수입 의존
기술 심사·허가 기간 단축해야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은 최근 2년간 무역적자 폭이 늘었다. 신제품 개발이 어려워 제품을 수입하는 사례가 늘어난 탓이다. 세계 의료기기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의료기기산업의 무역적자는 3억3000만달러(약 3747억원)로 전년보다 43.5% 증가했다. 의료기기 수출이 31억6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8.2% 늘었지만 수입은 35억달러로 11.1% 증가했다.

국내 의료기기 수출이 늘어나지 않는 것은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산업 구조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KOTRA가 공개한 ‘의료기기 산업동향과 투자유치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업체 3000여 개 중 상장사는 38개로 평균 직원 수는 16명, 제품은 4.5개, 생산액은 17억원이었다. 이 중 생산액이 1억원 미만인 업체는 54%로 절반을 넘었고 10억원 미만인 업체는 80%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업 규모가 작다 보니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 역량이 부족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기술력 격차는 약 13년으로 나타났다. 생체현상계측기기는 1.4년, 영상진단기기는 2.3년, 의료정보 및 기기관리는 1.6년, 치료기기는 2년가량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의료기기의 시장 진입 절차가 까다로워 해외에 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한국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 저하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리나라에서 의료기기를 허가받으려면 허가에 80일, 신의료기술평가에 270일, 요양급여에 150일 등 총 1년6개월이 걸린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역사가 짧은 만큼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심사와 허가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OTRA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 최고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기술력과 제조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의료기기의 고부가가치 전략이 필요하다”며 “차세대 의료기기 개발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줘야 무역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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