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함께하는 건강백세

강창현 흉부외과 교수

“소화기내과 교수들은 우스갯소리로 ‘술 많이 마시면 간암에 걸리고 간이 세면 식도암에 걸린다’고 합니다. 한국인은 술 때문에 식도암에 걸리는 환자가 많습니다. 폐암 위험을 낮추는 확실한 방법은 담배를 끊는 것입니다.”

강창현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사진)는 “건강을 자신하지 말고 국가건강검진에 충실히 참여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식도암 폐암이 생기면 초기 환자는 수술로 암 부위를 도려낸다. 암이 다른 장기로 퍼져 수술하기 어려운 환자는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로 암 크기를 줄인 뒤 수술하는 암 환자도 많다. 강 교수는 이 중 수술 치료를 주로 하는 외과의사다.

대개 외과의사는 환자에게 무뚝뚝한 사람이 많다. 내과의사와 달리 환자를 만나 조곤조곤 얘기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다르다. 수술받은 환자에게 친절히 설명해 환자들 사이에서 수술 실력은 물론 성품도 좋은 선생님으로 불린다. 강 교수는 “서울대병원 특성상 다른 병원에서 수술 진단을 받은 환자나 어려운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많이 찾아 전체 암 환자 중 수술 환자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흉부외과 수술이 힘들고 까다롭지만 사람을 살린다는 보람도 크다”고 했다.

강 교수가 치료하는 폐암과 식도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남성이 주로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폐암은 최근 들어 여성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강 교수는 “15년 전과 비교하면 여성 폐암 환자와 초기폐암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며 “국내 폐암 환자 중 20~30% 정도가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담배를 피우는 환자가 걸리는 폐암과 그렇지 않은 환자가 걸리는 폐암의 유형은 조금 다르다.
국내에서 폐암에 걸리는 비흡연 여성 환자는 암 종류 중 선암에 많이 걸린다. 선암은 분비물이 나오는 샘 조직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중국에는 튀기고 연기가 많이 나는 요리가 많아 여성이 폐암에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에서 여성 폐암 환자가 많은 이유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화학물질, 발암물질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담배는 여전히 폐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강 교수는 “폐암은 호흡기로 흡입하는 물질 때문에 주로 생긴다”며 “유해물질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식도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은 음주다. 미국 등 서구권에는 비만, 위 식도 역류로 인한 선암이 많다. 한국에는 이보다 편평상피세포암이 많다. 한국과 암 형태가 비슷한 중국 일본 인도 브라질 등에서는 뜨거운 차를 마시는 습관 때문에 식도암이 생긴다고 추정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은 차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 식도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음주를 꼽는 배경이다. 강 교수는 “식도암의 90%는 음주와 흡연 때문에 생기는데 한국인은 음주 영향이 크다”며 “식도암 환자 중에는 매일 소주를 반병씩 마시는 만성 음주자가 많다”고 했다.

국가 암 검진 사업에 위내시경이 포함되면서 초기에 식도암을 발견하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 사업 시행 이전인 1990년대에는 2~3기 식도암 환자가 70~80%였지만 이후에는 40~50%로 뚝 떨어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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