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 리포트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

바이오 분야 벤처 투자 비중
올들어 전체의 30% 훌쩍 넘어

기술특례 상장으로 성장 발판
해외서 한국 벤치마킹 잇따라

코스닥 활성화 대책 기대감 높아
글로벌 바이오벤처 도약 '가속'

Getty Images Bank

파죽지세란 이런 것을 일컫는 것일까. 벤처캐피털의 바이오 분야 투자는 올 1월 503억원으로 전체 벤처투자의 36.2%에 달했다. 2011년 7.4%(933억원)에 불과하던 바이오 투자 비중이 2016년 21.8%(4686억원)를 정점으로 주춤하더니 올 들어 30%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바이오 벤처투자는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가, 무엇이 이런 급성장을 이끌어가는 것일까 같은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정답은 “대한민국에는 우수한 바이오벤처 기업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바이오산업은 전통적인 제약기업보다는 벤처기업 주도형으로 발전해왔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사인 셀트리온이나 보톡스 제품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메디톡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에서 바이오벤처 기업이 성장하게 된 주요인은 한국거래소가 2005년부터 시행한 기술성평가를 통한 상장특례 방식으로 상장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제도를 통해 올 1월까지 37개 바이오벤처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공모자금으로 7880억원을 조달했다. 이들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우수한 연구인력을 확보해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다. 신라젠 바이로메드 제넥신 등이 유니콘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홍콩이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는 등 한국 바이오산업 발전이 해외에서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한국 바이오 벤처기업은 많은 분야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수의 시판제품 등을 보유한 세포 치료제 분야,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버티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분야, 세계 3대 기술을 보유한 유전자가위 치료제 분야, 혁신적인 치료를 뒷받침하는 액체 생검분야 등에서 많은 한국 바이오벤처 기업이 세계 1등을 위한 경주에 매진하고 있다.
진격의 최전선에 있는 바이오벤처 기업을 더욱 고무시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한국거래소가 이달 초 연내 100개사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기술특례상장은 2015년 10개, 2016년 8개, 2017년 4개, 2018년 1개사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더 많은 바이오벤처 기업이 상장한다면 원활한 자금조달 등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바이오산업은 2016년 기준으로 의약품 생산 18조8000억원, 의료기기 생산 5조6000억원, 화장품 생산 13조원으로 총 37조4000억원 규모다. 이는 국민총생산 1504조원의 2.5%다.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를 타개하려면 한국 바이오벤처 기업이 개발 중인 획기적인 신약에 기댈 수밖에 없다. 신라젠의 ‘펙사벡’, 제넥신의 ‘하이루킨’ 등이 속속 임상 2상과 3상을 지나 판매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

향후 10년 내 한국 바이오산업은 신약 개발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벤처 기업 위주로 편성될 것이다. 이들의 성장은 해외 주요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발전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 바이오산업은 국민총생산 기준 1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대한민국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바이오 벤처기업들의 진격을 위해 원활한 코스닥 상장 등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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