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포트

차세대 신약 개발 기술 RNAi
질병원인 단백질 생성 차단
치료법 없는 희귀질환에 효과
미국 앨나일람, 올해 첫 출시 예정

K바이오벤처들도 개발 속도
올릭스, 비대흉터치료제 1상 중
올리패스도 유럽 1상 추진

경기 수원의 올릭스 본사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RNAi 치료제 관련 실험을 하고 있다. /올릭스 제공

RNA 간섭(RNAi) 기술이 차세대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RNAi 치료제는 올해 처음 나올 전망이다. 미국 바이오벤처 앨나일람은 희귀질환인 hATTR 아밀로이드증 치료제 ‘파티시란’의 임상 3상을 지난해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판매 의약품이 전무한 앨나일람 시가총액은 13조원에 육박한다.

◆‘문제 유전자’ 발현 막아

RNAi는 질병을 일으킬 만한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기술이다. 저분자화합물, 항체 등을 활용해 이미 형성된 단백질에 작용하는 기존 치료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DNA에 담긴 유전정보는 전령 RNA(mRNA)를 통해 리보솜에 전달된다. 우리 몸속 단백질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RNAi는 화학적으로 합성된 이중나선 물질인 siRNA를 넣어 잘못된 유전정보를 가진 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함으로써 단백질 합성을 차단하는 원리다.

저분자화합물이나 항체를 활용한 치료제는 이와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이나 세포 밖의 단백질만 표적이 가능하다. 반면 RNAi 치료제는 세포 안의 더 작은 단위인 RNA에 작용하기 때문에 표적 범위가 넓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기존 치료제로 표적 가능한 단백질은 전체의 15%에 불과하지만 RNAi는 모든 단백질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며 “아직 치료법이 없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물론 치료제가 있는 질환도 RNAi 치료제와의 병용 투여를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RNAi 치료제 올해 나오나

RNAi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벤처기업 아이오니스는 파티시란과 같은 적용증의 치료제 ‘이노티센’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아이오니스의 시가총액도 7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파티시란과 이노티센 모두 조(兆) 단위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RNAi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초기 단계 분야인 만큼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아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표 주자는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인 이동기 대표가 이끄는 올릭스다.

현재 국내 바이오기업 휴젤과 함께 서울아산병원에서 비대흉터 치료제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노인성 황반변성, 폐섬유화 등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올리패스는 비마약성진통제로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도 유한양행에 기술을 이전해 특발성 폐섬유화증에 대한 RNAi 치료제를 연구 중이다.

◆“기술적 과제 아직 산적”

RNAi 치료제 개발에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RNAi는 활용가치가 높은 기술이지만 아직까지 부작용 없이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siRNA를 전달하는 기술이 완벽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표적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것은 반대로 정상적인 부분까지 건드릴 위 험이 크다는 뜻”이라며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들은 부작용 없이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바이오니아는 siRNA를 표적 세포까지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SAMiRNA’라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올릭스는 환부에 직접 투여할 수 있는 질환 치료제에 집중하고 있다.

● RNA 간섭(RNAi)

단백질 생성 시 DNA의 유전 정보를 세포질 안의 리보솜에 전달해주는 mRNA가 영향을 받아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는 현상. 최근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임락근/한민수 기자 rklim@hankyung.com
한경닷컴 산업금융팀 한민수 기자입니다. 헬스케어와 금융투자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