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뉴아인 대표
오는 3월 삼성서울병원과 전임상

건조함, 가려움, 통증….
라식, 라섹, 백내장 등 눈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흔히 겪는 후유증이다. 정교한 레이저라도 각막을 절개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에 상처를 낸다. 칼에 베인 상처가 시간이 지나면 아물듯 눈도 수술 이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지만, 피부에 흉터가 남듯 눈에도 흉터가 남으면서 후유증이 생긴다. 이를 최소화할 방법은 없을까.

지난해 설립된 스타트업 뉴아인은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기 자극을 가해 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회복을 돕는 의료기기를 통해서다. 김도형 대표(36·사진)는 “전기 자극이 말초신경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많이 나와있다”며 “신체부위 중 말초신경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눈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뉴아인이 개발하고 있는 의료기기는 눈가에 패드를 붙이고 전류를 흘리는 방식으로 각막상피세포를 재생하도록 설계됐다. 김 대표는 “수술 이후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으면 신경세포가 수술 전의 30% 수준까지밖에 회복하지 못하지만 전기 자극을 가하면 80~90%까지 회복했다는 연구논문이 여럿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뇌과학 전문가다. 한양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의공학을 공부해 박사 학위를 땄다. 그가 대학원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분야는 뇌 심부 자극술이다. 뇌에 전기 자극을 가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뇌신경계질환을 치료하는 연구를 해왔다. 그는 전류를 흘려 우울증을 치료하는 의료기기 전문업체 와이브레인에서 2년간 신경조절기술 임상개발팀장을 맡기도 했다.

김 대표가 뇌가 아닌 눈으로 시선을 돌린 이유는 시장성 때문이었다.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는 충분한 효과를 내는 데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고, 안전성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 게다가 메드트로닉 등 글로벌 대기업들도 일찍부터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도전하기에는 버겁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었다.
그는 “전기 자극을 통해 눈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는 아직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의료기기의 형태로 시장에 나온 게 없다”며 “한국만 하더라도 해마다 20만명가량이 라식 수술을 받고, 210만명 이상이 안구건조증을 앓을 정도로 안구 재생 시장은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도형 대표(왼쪽)와 와이브레인에서부터 함께 해 온 뉴아인 창립 멤버들

벤처캐피털 퓨처플레이는 뉴아인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지난해 2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존슨앤드존슨도 뉴아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아직 시제품이 나오지도 않았지만 뉴아인은 지난달 존슨앤드존슨이 국내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경연대회 ‘서울 이노베이션 퀵파이어 챌린지’에서 1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우승 2팀에 이름을 올렸다.

뉴아인은 기본 설계를 끝마치고 임상적으로 효과를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뉴아인은 자체 개발한 프로토콜로 오는 3월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동물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출시가 목표”라고 말했다.

눈을 시작으로 다른 말초신경계로 영역을 넓혀간다. 김 대표는 “방광 질환, 수면장애, 섭식습관 조절 등 전기 자극으로 치료할 수 있는 말초신경과 관련된 분야로 뉴아인의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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