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명 엔지켐생명과학 대표. 사진=엔지켐생명과학 제공

코넥스 대장주 엔지켐생명과학이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기술이전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전 세계 15조원 규모의 항암·염증질환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코넥스 시가총액 2위(11일 종가기준) 기업인 엔지켐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코스닥 이전상장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손기영 엔지켐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사와의 기술이전에 나설 것"이라며 "임상시험 2상이 끝난 이후 개발 중인 치료제들을 기술이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999년에 설립된 엔지켐은 생체 면역조절 물질인 'EC-18'을 이용해 치료제를 만드는 기업이다. EC-18은 녹용에서 추출한 물질로, 면역 단백질의 분비 등을 조절한다. 단백질을 활성·억제하던 기존 치료제들과는 다른 혁신신약 후보 물질이다.

EC-18은 다양한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지만 현재 엔지켐은 호중구감소증, 구강점막염, 급성방사선증후군(ARS) 등 3개의 치료제만을 개발하고 있다. 치료제가 없는 시장을 공략해 독점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호중구감소증은 암 환자들이 흔하게 앓는 질병이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다. 항암제를 복용할 경우 면역물질인 호중구의 분비가 억제되거나 혈관으로 빠져나간다. 이 경우 환자의 면역력은 약해지고, 심할 경우 항암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현재 시장에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G-CSF'가 있기는 하지만 50%의 환자들에게만 약효가 들고, 종양의 크기를 키운다는 한계가 있다.

손 대표는 "EC-18은 호중구를 조절하는 기능이 뛰어나다"며 "기존 치료제의 문제를 극복한 약"이라고 말했다. 엔지켐은 현재 호증구감소증 치료제 미국 임상시험 2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임상시험 종료후 기술이전, 2020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엔지켐은 또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구강점막염 치료제 임상시험 2상을 시작을 허가받았다. 이 질환 역시 암 환자들에게 흔하게 일어난다. ARS의 임상시험 2상은 올해 중 시작될 예정이다. ARS는 방사선 피폭을 당한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다.

손 대표는 "3개의 치료제만을 개발하고 있지만 점차 류머티즘관절염, 건선, 천식 등 적응증을 8개까지 늘릴 것"이라며 "15조원 규모의 항암·염증질환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엔지켐은 신약개발 외에도 일반 원료의약품(API)과 조영제 분야 사업도 펼치고 있다. 두 사업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삼아 신약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또 엔지켐은 면역조절 물질인 피엘에이지(PLAG)를 개발하고 식약처로부터 면역조절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로 인정받아 판매 중이다.

엔지켐은 오는 15~16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2~23일 청약을 거쳐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이전 상장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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