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
네이버 중고거래 카페로 출발… 회원 1600만 거대 장터로

“한번 해보면 계속 하는게 중고거래의 매력… 시장 성장 잠재력 무한”
“데이터 분석·맞춤형 추천 강화… 1년 공들인 중고나라 앱 내달 출시”

경기가 불황일 수록 중고거래 시장은 호황을 누린다.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는 “정말 상태가 좋은 상품을 한 번에 여러 개씩 올리는 이용자가 많아지면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이 늘었다는 신호”라고 했다. 중고나라 제공

회원 1600만명, 하루 평균 등록상품 20만건, 연간 추산 거래액 1조8000억원….

대기업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실적이 아니다. 국내 최대 중고거래 장터인 ‘중고나라’의 기록이다. 2003년 12월 개설된 네이버 카페로 출발한 중고나라는 ‘쿨거래’(깔끔한 거래) ‘택포’(택배비 포함) ‘민트급’(최상급 상품) 같은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많은 이에게 친숙한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카페 덩치가 커지자 중고나라 운영자들은 2014년 1월 법인을 설립했다. ‘IT 스타트업’으로 변신한 이후 스마트폰 전용 앱을 내놓는 한편 회원제 공동구매 ‘비밀의공구’, 중고품 방문매입 ‘주마’, 중고차 거래 ‘내차팔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JB우리캐피탈,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지금까지 130억원을 투자받았다.

서울 테헤란로 본사에서 만난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41)는 “중고거래를 통해 자원의 선순환에 기여하고,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생활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카페 개설 이후 15년 동안 중고나라를 운영해 왔다. 중고나라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이미지나, 네이버 종속에서 오는 한계 등을 묻는 질문에도 언짢은 기색 없이 ‘쿨하게’ 답하는 솔직함이 인상적이었다.

▷중고나라의 현황과 성장세는 어떤가.

“하루 평균 순방문자가 약 500만명이다. 이용자를 분석해 보면 성별은 남녀가 비슷하고 연령은 30~40대, 지역은 서울·경기 비중이 가장 높다. 회사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고, 연말까지 전년 대비 세 배 성장이 목표다. 직원은 약 70명이고 절반 가까이가 개발자다.”

▷인터넷 카페에서 법인으로 전환한 이유는.

“중고나라는 예나 지금이나 네이버에서 가장 큰 카페다. 운영진이 자기 일을 하며 봉사 개념으로 관리했지만 어느순간 한계를 넘어섰다. 거래 사기로 인한 오해와 불신이 쌓이는 것도 걱정스러웠다. IT를 활용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중고나라만을 위한 조직이 필요했다.”

▷수익모델이 어떻게 되나.

“중고차 인증, 광고 상품,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에서 각각 비슷한 비중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개인 간 거래에서 수수료를 떼는 건 불가능하다. 향후 이용자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해 가려 한다.”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 중고나라 제공

▷네이버 카페와 자체 앱을 동시에 운영 중인데, 두 플랫폼의 비중은.

“아직은 카페 비중이 절대적이다. 앱은 다운로드 500만건을 넘겼으나 보완할 점이 아직 많다. 다음달에 중고나라 앱을 전면 개편하고 나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네이버 카페에서 중고나라가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종속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나.

“창업 초기 투자를 유치하러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도 ‘네이버 카페 의존도가 너무 높지 않느냐’였다. 네이버 카페의 이용자환경(UI)에 한계가 분명한 건 사실이다. 거래자 간의 메신저 대화, 인증, 송금 등 우리가 필요한 기능을 넣을 수가 없다. 하지만 중고나라의 시작이 그곳이었고, 많은 회원에게 익숙한 만큼 계속 가져갈 것이다. 꼭 세련되고 완벽해야 좋은 서비스는 아니지 않나. 중고거래에 특화한 기능은 앱에서 구현해 양대 축으로 삼을 것이다.”

▷기존 앱은 어떤 점이 부족했던 건가.

“맨 처음 앱을 출시한 게 2015년이다. 기업화한 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외주를 줘 만든 것이라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후 투자를 유치하고 개발자를 채용해 한 차례 개편하긴 했지만 편의성 면에서 여전히 미비한 점이 많다. 다음달 개편을 앞둔 앱은 1년 동안 준비해 완전히 새단장했다. 이용자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하고 ‘디테일’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무엇이 달라지나.

“모든 게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인다. 첫 화면부터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로컬(거주지·근무지 인근) 중심의 중고거래 기능을 강화한다. 판매자는 팔로워와 단골손님을 관리하면서 쏠쏠한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일일이 상품명을 검색하지 않아도 이력을 토대로 맞춤형 추천을 해 준다. 어쩌다 필요한 물건 있을 때 켜는 게 아니라 플리마켓(벼룩시장) 둘러보듯 구경만 해도 재밌는 앱이 될 거다.”

▷얼마만큼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나.

“굳이 목표를 제시하자면 이르면 내년쯤 카페 회원 수를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숫자보다 완성도와 편의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서비스만 좋다면 이용자는 자연히 늘어날 테니.”

중고나라가 운영하는 중고물품 방문매입 서비스. 중고나라 제공

▷‘중고로운 평화나라’라는 별명 어떻게 생각하나.(네티즌들이 중고나라에 사기꾼이나 별난 사람이 많다면서 ‘중고나라는 평화롭다’고 반어법으로 표현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사기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 표현이다. 숨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면돌파하려 한다. 사실 사기는 중고나라에서 이뤄지는 수많은 거래 중 일부인데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다. 계속 보완하고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증 체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그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중고거래를 애용하게 하는 매력은 뭘까.

“일반적인 유통의 원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산품은 제조원가에 맞춰 값을 매기지만, 중고는 사람의 심리가 가격에 반영돼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한 번 중고물품을 팔아본 사람은 재미를 느껴 계속 하게 된다.”

▷또 다른 신사업 구상은.

“‘중고나라 오토’라는 이름으로 자동차와 관련한 통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중고차 거래만 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최근 JB우리캐피탈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투자까지 유치한 것도 자동차 서비스가 계기가 됐다. JB우리캐피탈은 차량 관련 금융상품을 다뤄본 경험이 많고, 금융에 참신한 IT와 콘텐츠를 결합해보려는 의지가 강해 함께 수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판매자들이 동영상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비밀의공구’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자기 얼굴을 드러내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고, 동영상 자체만으로도 좋은 콘텐츠가 된다.”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 중고나라 제공

▷기업으로서 지향하는 슬로건은.

“누구나 돈 버는 중고나라!”

▷스타트업들이 보통 거창한 미래 비전을 많이 제시하는데 좀 세속적인 것 아닌가.

“기업 미션이 어렵고 복잡해야 하나. 누구에게나 쉽게 와닿는 게 낫다. 돈을 번다는 행위는 가정과 사회의 안정에 중요한 요소다. 또 누구나 돈 벌 수 있게 하려면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환경이 제각각인 이용자들이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고거래 분야에 여러 후발 스타트업이 등장해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중고거래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 한 기업이 독식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 더 많은 기업이 나와 시장이 커지면 결국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우리도 겉으론 조용해보여도 안에선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창업 이후 참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제 하나 둘씩 결실을 맺을 것이라 생각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스타트업·인터넷·게임업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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