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다 데히 - 소프트뱅크벤처스 책임심사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기술력을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각국의 문화와 제도의 차이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레다 데히 소프트뱅크벤처스 책임심사역(사진)은 5일 기자와 만나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과 행동의 차이를 알아내는 것이 글로벌 서비스의 성패를 가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전문 자회사로 한국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데히 책임은 소프트뱅크벤처스가 글로벌 투자를 본격 확대하면서 지난해 초 영입한 벤처투자자다.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에서 모바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한국 미국 중국 등지에서 근무했다.

데히 책임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스타트업에 “각국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는 “아랍어를 쓰는 사람들은 글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며 “한국어와 영어로 된 앱(응용프로그램)의 사용자환경(UI)과는 반대인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아랍권 전자상거래 앱에서 ‘장바구니 담기’는 오른쪽, ‘결제’ 버튼은 왼쪽에 있다.
데히 책임은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창업 초기엔 매출, 이용자 수 등의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그동안의 경험 속에서 일정한 패턴(흐름)을 찾아내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벤처투자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데히 책임은 과거 회사를 설립한 경험도 있다. 2012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 중 헬스케어 스타트업 오그메딕스를 세워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다. 오그메딕스는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인 구글글라스 앱을 개발했다. 직원 수 300명 이상, 누적 투자유치액 6300만달러(약 680억원)에 달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데히 책임은 머신러닝(기계학습) 딥러닝(심화학습) 등 인공지능(AI) 기반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그는 “기술 발전에 대한 최신 정보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엔지니어 출신 투자자의 강점”이라며 “벤처투자자는 머신러닝이 무엇인지를 아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머신러닝으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기술을 어떻게 구현할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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