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공기 초당 290ℓ 분사
스마트폰 앱으로 원격 제어 가능
컬러 LCD 통해 먼지농도, 필터 교체 확인
#1. 지난 6일 중국에서 황사가 몰려오면서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고,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프로야구가 미세먼지 탓에 취소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잠실구장이 있는 서울 송파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대 426㎍/㎥까지 치솟았다. 수원 KT위즈파크가 있는 수원시 조원동은 343㎍/㎥, 인천은 306㎍/㎥까지 올랐다. 기상청이 정한 미세먼지 주의보(150㎍/㎥)는 물론 경보(300㎍/㎥) 기준치까지 넘는 수치다.

#2.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이달부터 개장하는 모든 신규 매장에 공기청정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기존 운영 매장은 순차적으로 시스템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스타벅스의 공기청정 시스템은 5단계 정화 기능을 적용했다. 먼지 입자의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 1㎛는 1백만분의 1m) 이하인 극초미세먼지를 감지해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바뀐 풍경들이다. 집안 공기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공기청정기는 TV나 냉장고처럼 필수가전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시중에는 이른바 ‘안티 더스트(먼지)’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다이슨 공기청정기 '퓨어 쿨' 타워형 제품. 왼쪽 사진은 본체 위에 리모컨을 부착해 놓은 모습.

영국 다이슨이 지난달 국내 시장에 선보인 공기청정기 신제품 ‘퓨어 쿨’을 최근 체험해봤다. 0.1㎛ 크기의 극초미세먼지까지 99.95% 잡아낸다는 제품이다.

실제 성능은 어땠을까. 서울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99㎍/㎥에 달했던 지난달 25일. 마침 일요일이었다. 제품을 제대로 테스트해보기로 맘먹었다. 이날 기록한 초미세먼지(PM2.5) 농도 99㎍/㎥는 1㎥ 공간에 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가 99㎍(마이크로그램) 담겨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는 75㎍/㎥ 이상이면 ‘매우 나쁨’으로 분류한다.

다이슨 공기청정기 '퓨어 쿨' 타워형 제품(왼쪽)과 에어컨 크기 비교.

거실에 설치한 공기청정기를 켜자 실내 공기질 상태를 확인하고 ‘좋음’ 상태를 표시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12㎍/㎥에 불과했다. 창문을 전혀 열지 않은 덕분인지 집안에 먼지는 거의 없는 상태였다.

실험을 위해 일부러 거실 문과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봤다. 20여 분 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수준까지 올랐다. 10분 정도 더 놔두자 초미세먼지 농도가 76㎍/㎥까지 치솟았고, 공기질 상태는 ‘매우 나쁨’으로 바뀌었다.
외부 공기 질이 나쁠 때 문을 열어두면 실내 공기도 빠르게 악화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란다 문을 닫고 본격적으로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1시간가량 지나자 초미세먼지 농도가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기질도 ‘좋음’으로 바뀌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공기가 정화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에어 멀티플라이어(Air Multiplier)’ 기술 덕분에 빠른 공기 정화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어 멀티 플라이어는 날개 없이 공기를 멀리 보낼 수 있는 기술이다. 공기청정기 중앙에 빈 공간 때문에 기압이 낮아져 주변 공기가 모이고 더 많은 풍량을 만들어 내는 원리다. 퓨어쿨 공기청정기는 이를 통해 깨끗한 공기를 초당 최대 290리터(ℓ)까지 분사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싶으면 ‘에어 플로우’ 기능을 켜면 된다. 전면으로 바람을 내보내는 것이 싫을 때는 후면 배출 모드로 방향을 변경할 수도 있다. 회전 기능을 선택하면 최대 350도까지 집안 구석구석 바람을 내보낼 수도 있다. 평소에는 자동모드로 놓으면 알아서 실내 공기를 관리해준다.

다이슨 공기청정기 '퓨어 쿨' 타워형 제품으로 집안 공기를 정화하고 있는 가상 이미지. 다이슨 제공

퓨어 쿨 공기청정기는 제품 아래쪽 본체에 장착된 컬러 LCD 창을 통해 미세먼지나 유해가스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세 개의 센서를 통해 실내 공기를 측정한 수치를 보여준다. 레이저 센서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수치를 감지한다. 또 하나의 센서는 VOC(벤젠 및 포름 알데히드와 같은 휘발성 유기 화합물) 및 이산화질소(NO2)를 감지하고, 나머지 하나는 습도와 온도를 체크해준다. LCD를 통해 공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터 교환 시기 등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다이슨 공기청정기 '퓨어 쿨'의 컬러 LCD 창(왼쪽)과 다이슨 링크(Dyson Link) 앱 화면.

퓨어 쿨 공기청정기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다이슨 링크’(Dyson Link) 앱을 내려받은 뒤 공기청정기와 연결하면 곧바로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공기질을 확인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앱에서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집이 아닌 외부에서도 공기청정기를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아마존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를 갖고 있다면 퓨어 쿨을 연동해 음성으로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앱에서 특정 시간을 설정해 자동으로 공기청정기가 작동하도록 할 수도 있다.

다이슨 공기청정기 '퓨어 쿨' 리모컨(왼쪽)과 본체 상단에 장착한 모습.

본체와 함께 구성된 리모컨으로는 전원, LCD 화면 변환, 자동모드와 야간모드 설정, 바람의 방향 및 세기 조절 등을 할 수 있다. 리모컨은 자석형이라 공기청정기 본체 상단 등에 붙여 놓을 수 있다. 분실을 줄일 수 있을 듯했다.

다이슨 공기청정기 '퓨얼 쿨' 타워형(왼쪽)과 데스크형 제품


퓨어 쿨 공기청정기는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타워형은 본체가 세로로 길쭉한 형태라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았다. 세로 길이가 더 짧은 데스크형도 있다. 색상은 아이언·블루, 화이트·실버 두 종류가 있다. 체험해본 제품은 아이언·블루였다. 본체 아래쪽의 필터 색상이 블루인 제품인데, 필터 커버는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블루가 싫증나면 실버 색상으로 바꿀 수도 있다.

퓨어 쿨은 전반적으로 실내 공기 관리에 손색이 없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비싼 가격은 어쩔 수 없는 단점으로 느껴졌다. 타워형 제품의 가격은 89만 8000원, 데스크형은 74만 8000원이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적인 공기청정기의 2~4배 정도 되는 가격이다. 필터는 하루 12시간 사용할 경우 1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데 소모품이기 때문에 교체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IT과학부 엣지팀장(스타트업, IT기기 리뷰 전문 취재팀장)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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