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성 대표 인터뷰
“올해 흑자 전환… 동남아 진출·증시 상장 준비”
청와대 만찬에 올라 ‘문재인 맥주’라는 별칭을 얻은 토종 수제맥주 ‘세븐브로이’, 충무로 예상을 깨고 관객 371만명의 흥행 대박을 터뜨린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 이름 없는 신생 브랜드인데도 한 달 새 15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여행가방 ‘샤플’…. 이들에겐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누구도 성공을 예상치 않았다는 것, 다른 하나는 국내 최대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자금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이 온라인으로 불특정다수에게 투자금을 모으는 것) 서비스인 와디즈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는 것이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경기 판교 본사에서 만난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서비스를 시작한 5년 전만 해도 크라우드 펀딩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어딜 가든 설명을 무한반복해야 했다”며 “이젠 거의 모든 스타트업과 콘텐츠 창작자가 크라우드 펀딩을 고려하고 있고, 소액 분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도 많아져 과거와 달라진 인식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IT·식품·여행·공연… 다양해진 투자상품

지난해 와디즈에서는 1231개 프로젝트에서 총 290억원의 펀딩(자금 조달)이 이뤄졌다. ‘덕후’들을 위한 정보기술(IT) 기기는 물론 먹거리, 반려동물 상품, 디자인 용품, 사회적 캠페인, 문화 콘텐츠까지 영역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신 대표는 “규모가 해마다 두세 배씩 크고 있어 올해 700억~800억원 달성이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와디즈의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2013년 보상형(리워드형) 크라우드 펀딩으로 출발했고, 이후 정부 인가를 받아 2016년 증권형(지분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을 추가했다. 보상형은 온라인 쇼핑몰처럼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이며 증권형은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받는 방식이다.

와디즈 제공

와디즈의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은 출범 초반부터 미국의 대표적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에 종종 비교되곤 했다. 신 대표는 “한국과 미국의 전반적인 산업 규모나 투자자 문화 등의 양적·질적 격차를 감안하면 국내가 훨씬 어려운 시장”이라며 “처음 와디즈를 시작할 때 누구도 ‘그게 한국에서 잘 될 것’이라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여건을 고려하면 보상형은 선순환을 잘 타고 순항 중”이라고 자평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입점조차 힘든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에 비해 낮은 판매수수료(6~15% 안팎)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형의 경우 금융위원회에서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14개 사업자 중 투자액 기준 50%대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다. 신 대표는 “대형 증권사도 대체투자 확대 차원에서 다섯 곳이 참여했지만 점유율은 높지 않다”며 “애초부터 업(業)의 특성이 다르고 비상장회사의 리스크(위험)를 점검해 일반 투자자와 정보를 공유하는 일들을 우리가 더 잘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라우드 펀딩 시장 1위… 해외 진출 도전

신 대표는 2012년 와디즈를 차리기 전까지 현대자동차, 동부증권, KDB산업은행 등을 거쳤다. 금융권에서 일하는 동안 ‘투자가 절실한 기업에 왜 돈이 가지 않는지’ 의문이 많았다고 한다. 기존 금융사의 기준을 뛰어넘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직접 뛰어들었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신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고 했다. 자금을 조달받는 수요자는 현재 작은 초기 기업과 콘텐츠 창작자가 주류를 이루는데,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전체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또 자금을 투자하는 공급자는 30~40대 직장인이 대부분이지만 한층 더 대중화해야 한다는 게 신 대표의 생각이다.
와디즈는 올 상반기 중 손익분기점(BEP)을 맞추고 기업공개(IPO) 준비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지난해까지 적자를 봤지만 월간 단위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BEP 달성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도 나선다. 그는 “한국에 진출하려는 의지가 있는 해외 생산자들의 상품을 들여와 국내 소비자의 반응을 시험해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싱가포르에는 우리 플랫폼 자체를 들고 나가 현지 사용자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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