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오퍼스원 대표 인터뷰
사물인터넷(IoT)은 뉴스나 광고에 자주 등장해 대중에게도 익숙한 기술용어가 됐다. 하지만 실제 일상에서 IoT의 효용을 체험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얼리 어답터가 아닌 이상 IoT 기술이 접목된 제품을 써본 사람이 많다고 하긴 어려워 보인다.

김기영 오퍼스원 대표가 스마트 우산 '조나스'를 들고 있다. 오퍼스원 제공

2015년 7월 창업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오퍼스원도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 회사는 날씨를 알려주고 분실을 막아주는 우산, 쓰지 않는 스마트폰을 인공지능(AI) 스피커나 홈 CCTV로 바꿔주는 크래들, 노부모의 건강 상태를 자녀에게 전송해주는 지팡이 등을 만들고 있다.

경기 판교 사무실에서 만난 김기영 오퍼스원 대표는 “IoT라는 얘기가 많이 나온 지 4~5년 되는데 널리 확산된 제품은 전구나 계측기 정도를 빼면 거의 없다”며 “인터넷과 여러 제품이 연결될 때 어떤 편리한 가치를 주는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손에 잡히는 IoT’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절대 잃어버릴 수 없는 ‘스마트 우산’

오퍼스원이라는 이름은 작곡가들이 자신의 첫 번째 곡에 붙이는 음악용어(Opus one)에서 따왔다. 김 대표는 “혼신의 힘을 다해 첫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처럼 열정을 불어넣은 걸작을 만들자는 뜻을 담았다”고 했다.

그렇게 처음 개발한 제품은 스마트 우산 ‘조나스’다. 이 우산은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된다. 앱(응용프로그램)을 깔고 집, 직장 등 동선에 따라 지역을 입력해두면 날씨 정보를 수신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다. 가장 반응이 좋은 건 우산이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분실 방지 기능이다. 김 대표는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우산이 50억개나 된다”며 “자꾸 잃어버리니 안 찾고, 그러니 더 싼 우산만 사고, 돈이 낭비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기영 오퍼스원 대표는 “소비자에게 재미를 주는 ‘손에 잡히는 IoT’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헀다. 오퍼스원 제공

반대로 스마트폰을 찾고 싶을 땐 우산을 마구 흔들면 15초 뒤 벨소리가 울린다. 우산을 집어들면 곧바로 손잡이에 불빛이 들어와 오늘 비가 올지 안 올지 알려주기도 한다. 충전 없이 AAA 건전지 네 개로 1년 이상 쓰고, 파이버글라스 소재를 사용해 일반 장우산보다 가볍다.

이 우산은 2016년 10월 출시 후 10개국에 수출됐으며 누적 판매량 5000개, 매출은 2억원 안팎을 기록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현대자동차의 기념 선물로 납품됐고, 제약회사 판촉물과 동문회 기념품 등 단체 주문이 늘고 있다. 블루투스 신호를 주고받는 모듈 부분만 떼어내 기존 우산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방안도 타진 중이다.

“모든 기능은 손잡이 끝의 손톱보다 작은 모듈에서 구현됩니다. 이 모듈을 앱과 함께 우산업체에 공급해 사용자를 늘리면 다양한 사업이 가능해집니다. 특정 지역에 우산이 몇 개 펼쳐져있는지 실시간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IoT 크래들·지팡이도 출시 예정

이달 출시를 앞둔 두 번째 제품은 폐스마트폰용 크래들 ‘다브’다. 남는 스마트폰을 다브에 연결한 뒤 와이파이만 잡아주면 AI 스피커나 홈 CCTV를 따로 사지 않아도 똑같은 기능을 쓸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해외 통신사들이 관심을 보여와 공급을 논의 중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에는 아주 좋은 CPU와 메모리가 들어가 있지만 대부분 일정 기간 쓰다가 버려지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기획했다”고 말했다.

뒤이어 준비 중인 제품은 노인들을 위한 ‘스마트 지팡이’다. 손잡이 부분에 달린 센서가 사용자의 위치정보와 기본적인 건강상태 등을 인식하며, 자녀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이 정보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시제품 완성 단계로 국내 한 통신사와 의견을 조율하며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김기영 오퍼스원 대표는 삼성전자와 케이디랩을 거쳐 2015년 오퍼스원을 창업했다. 오퍼스원 제공

세 제품의 사례에서 보듯 오퍼스원은 일상적인 물건과 보편화된 기술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연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제조나 디자인 중심의 스타트업들과 달리 우리는 기획·마케팅 중심의 스타트업”이라고 했다. 그는 “IoT 제품은 인터넷만 연결되면 되기 때문에 사실 엄청난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는 아니다”며 “편리한 상품을 발빠르게 선보여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 속의 재미있는 IoT를 보여드립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12년 동안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 상품 기획, 유럽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섭렵했다. 특진도 두 번 하는 등 나름 ‘잘나가는 삼성맨’이었다. 이후 삼성 입사 동기가 창업한 휴대폰 액세서리 제조사 케이디랩의 세일즈·마케팅 이사로 자리를 옮겨 3년 일하다 오퍼스원을 차렸다.

그는 “앞으로도 우리 회사가 만드는 제품에는 소비자가 ‘어, 이런 재밌는 게 있었어?’라고 느끼게 만드는 포인트가 꼭 있을 것”며 “많은 사람이 기대하는 제품을 내놓는 IoT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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