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자력갱생 강조하며
대외 공세 속 체제 결속 나서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재개 여부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표가 곧 있을 것이라고 밝힌 지난 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폭탄선언’ 후 돌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최 부상의 발언도 기자회견을 한 지 사흘째인 17일까지 내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의 비핵화 외교전을 끝낼 수 있음을 경고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관련 내용이 전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누가 무엇을 도와주기를 바라면서 남을 쳐다보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김정은의 발언을 싣는 정도에 그쳤다.

한 북한 관련 소식통은 “북한 내부적으로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최악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향후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최대한 위협의 강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북한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4일부터 북한 전역에서 대규모 방공훈련이 실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최선희 발언 이후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체제 결속용 훈련인지, 아니면 매년 하는 연례 겨울훈련의 일환인지는 불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약 보름이 향후 미·북 핵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선희가 “조만간”이라고 예고한 ‘김정은 성명’이 이달 말께 발표될 가능성이 커서다. 4월 초로 예정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 이전에 김정은 명의의 공식 성명을 내고, 회의를 통해 새로운 노선을 관철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20일 당 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를 통해 국가의 전략 노선을 경제·핵 병진 노선에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으로 전환했음을 공표한 바 있다. 핵무력이 완성됐으니 경제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김정은은 당시 핵개발·실험 중단 등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우리 정부의 중재나 미국과의 물밑 교섭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김정은이 ‘새로운 길’로의 전환을 공식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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