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세 개편 어떻게 돼 가나

국내 맥주3사 "종량세 도입해도
4캔 1만원 맥주 사라지지 않아"
국산맥주의 시중 판매가격이 수입맥주보다 비싸지는 현상을 불러온 현행 주세법을 바꾸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맥주 과세 방식을 종가세(從價稅)에서 종량세(從量稅)로 바꾸는 내용의 주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맥주 가격에 과세하는 게 아니라 일괄적으로 L당 835원의 세금을 매기자는 내용이다. 이렇게 하면 수입맥주와 국산맥주 간 과세 불합리가 사라진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개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지난해 11월 처리되지 못했다. 소비자 사이에서 “종가세로 바꾸면 ‘수입맥주 4캔=1만원’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선호도가 높은 수입맥주를 싼값에 마실 기회, 즉 소비자 편익이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회 기재위는 여론 눈치를 보다 처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기획재정부도 지난해 7월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전 맥주 종량세 도입을 검토했었다.

국내 맥주회사들은 종량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은 수입맥주를 생산하거나 판매하고 있지만 수입맥주가 밀려오면서 자사 주력 맥주들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 프리미엄 맥주를 수입하는 회사와 국내 수제맥주업계도 종량세를 도입하면 가격이 낮아질 수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저가 수입맥주는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게 된다. 국내 맥주 3사는 “종량세를 도입해도 4캔에 1만원 맥주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주세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되자 기재부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관련 용역을 다시 발주한 상태다. 조세재정연구원이 관련 용역 결과를 내놓으면 이를 토대로 기재부가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조세재정연구원이 맥주, 증류주, 기타주류 등으로 그룹을 나눠 각자의 의견을 들었다”며 “종량세를 주축으로 한 용역 결과가 이르면 다음달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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