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상법개정은 속도 조절

경제민주화 핵심 4개항 중
다중대표소송제·전자투표만 도입
당·정은 경제활력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고 경기 침체와 시장 우려를 고려해 경제민주화 법안은 국회에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 경제민주화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17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개정 상법에 담긴 경제민주화 관련 핵심 4개 항 중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다중대표소송제와 전자투표 의무화만 도입하기로 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최근 “경제계와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내용을 빼고 상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이 경영 투명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투자 등에 간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경제 활력에 우선 목표를 두고자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시 이사 수만큼 주주들이 표를 행사하는 제도다.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하고 소액주주권을 보호할 수 있지만 외국 자본의 경영권 위협 수단이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민주당의 전략 수정에는 국회의 상법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마지막으로 상법을 논의한 것은 1년2개월 전인 2017년 11월 20일이다. 홍 원내대표도 “논란이 되는 두 개 법안 외에 나머지를 여야가 합의 못할 이유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이 유력하던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도 시간을 두고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38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개정하는 법안을 국회에 상정도 안 된 상황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한 민주당 의원은 “여당 내부에서 전부 개정안 대신 시급한 부분만 통과시키는 일부 개정안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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