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짙어지는 '암운'

정상회담 6월 연기 가능성

오는 22일이면 1년째를 맞는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무역전쟁 해소를 위한 정상회담이 다음달 열릴 수 있다는 기대와 오는 6월께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2일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중국의 대(對)미국 투자 제한 등을 핵심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이 2위 경제국 중국을 겨냥해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것이다.

이후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작년 7월부터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9월부터는 2000억달러어치 제품에 10%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11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그 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지금까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언제 완전 타결될지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무역전쟁 후폭풍은 미·중 모두에 불어닥쳤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90년(3.9%) 이후 28년 만에 최저인 6.6%로 떨어졌다. 중국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생산과 소비, 투자, 수출은 일제히 둔화했다. 지난달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5.3%로, 전달보다 0.4%포인트 뛰었다. 중국 제조업의 허브로 불리는 광둥성의 수출 기업부터 디디추싱, 징둥닷컴 등 첨단 정보기술(IT) 기업에까지 감원과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미국 경제에도 올 들어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2만 개 증가하는 데 그쳐 전달(31만1000개)의 약 1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허리케인 피해로 노동시장이 충격을 받은 2017년 9월(1만8000개) 이후 1년 반 만에 나온 최악의 성적표다.

무역전쟁으로 지난해 미 경제가 입은 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0.04%인 78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UC버클리와 컬럼비아대, 예일대 등의 경제학자들이 공동 분석한 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수출은 11%, 수입은 3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 교역 질서와 공급사슬을 무너뜨리면서 세계 경제에도 최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1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9%로 낮췄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성장률 예상치를 1.7%에서 1.1%로 대폭 낮췄다. 중국도 올해 성장률 목표를 6~6.5%로 작년보다 낮게 제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세계 GDP 증가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전쟁을 매듭짓기 위한 양국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양국 정상회담이 다음달 열릴 것이란 기대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다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정상회담이 6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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