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젊은 소비자 유치 경쟁

현대 신촌점에 e스포츠관 열자
인근 대학생들 대거 몰려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에 지난 16일 문을 연 ‘슈퍼플레이’ 임시 매장을 찾은 10~20대 소비자들이 게임 관련 굿즈를 구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지난 16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지하 2층. e스포츠 관련 상품(굿즈)을 판매하는 ‘슈퍼플레이’의 임시 매장에 10~20대가 몰려들었다. 1인 방송 크리에이터 ‘보겸’의 BK 티셔츠, 바지 등 신제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보겸은 ‘대도서관’처럼 주로 게임 관련 방송을 해 온라인에서 유명해진 유튜버다.

슈퍼플레이는 오는 28일까지 이곳에서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선수 유니폼과 ‘배틀그라운드’ 굿즈, e스포츠 최고 연봉을 받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 굿즈 등 100여 개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이관우 슈퍼플레이 대표는 “e스포츠 굿즈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는 주요 백화점에 정식 매장을 낼 예정”이라며 “우리 제품을 찾는 10~20대 젊은 소비자가 많아 백화점 여러 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VR 체험관도 ‘인기’

국내 백화점들이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적극 나섰다. 소비자층이 40~60대 중장년 위주인 백화점을 보다 젊게 하기 위해서다. 미래의 잠재적인 소비자들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백화점들의 주된 전략은 ‘덕후 마케팅’이다. 덕후란 한 분야에 깊이 빠진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를 뜻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e스포츠 등 특정 분야에 열광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에 지난 16일 문을 연 ‘슈퍼플레이’ 임시 매장을 찾은 10~20대 소비자들이 게임 관련 굿즈를 구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e스포츠 분야를 전략적으로 공략 중이다. 신촌점 e스포츠 매장은 임시로 낸 것이지만 곧 정식 매장도 연다. 신촌점뿐만 아니라 목동점, 판교점 등 20~30대가 비교적 많은 매장 여러 곳을 후보로 검토 중이다. 내년 하반기 개점 예정인 여의도점에는 국내 최대인 496㎡(약 150평) 크기의 e스포츠관을 열기로 확정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e스포츠 팬덤은 야구, 축구 못지않다”며 “남성 위주일 것이란 고정관념이 있는데 실제론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8월 건대점에 1400㎡ 크기의 대규모의 VR 체험존을 열어 밀레니얼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나이키 매장 경쟁적으로 확장

롯데백화점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건담도 전략적으로 앞세우고 있다. 건담을 프라모델 형태로 판매하는 ‘건담베이스’ 매장을 서울 노원점과 부산본점, 광복점 등에 입점시켰다. 국내에서도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형성된 건담 팬덤을 겨냥했다. 오는 23일에는 서울 본점 영플라자관에 추가로 매장을 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건담 프라모델 한정판, 신제품이 나오는 날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생길 정도로 집객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나이키 매장을 백화점들이 경쟁적으로 확장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AK플라자가 운영 중인 쇼핑몰 ‘AK&홍대’에는 국내 최대 규모(1320㎡) 나이키 매장이 있다. ‘홍대 상권’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AK플라자는 작년 8월 이 쇼핑몰 문을 열면서 나이키를 전면에 앞세웠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15일 국내 백화점 중에선 처음 인천터미널점에 나이키 ‘비콘’(beacon·등불) 매장을 열었다. 비콘 매장은 992㎡(300평) 이상의 초대형 매장으로 나이키가 보유한 전 카테고리 상품을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20~30대 ‘코덕’(코스메틱 덕후)을 공략 중이다. 화장품을 맘껏 체험할 수 있는 형태의 매장 ‘시코르’를 통해서다. 2016년 말 1호점을 낸 뒤 현재 20개까지 확장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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