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테러로 50명을 숨지게 한 호주인 테러리스트가 법정에서 백인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손가락 표시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테러 발생 후 미국에서도 백인우월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러 발생 직후 체포된 브렌턴 태런트는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에 16일(현지시간) 출석했다. 재판부는 용의자에게 적용할 살인죄 혐의를 낭독하면서 “(다른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가 있을 것”이라고 밝했다. 법정 심문이 있었던 1분 동안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태연히 앉아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CNN은 그가 무기징역을 선고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는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 국가다.

태런트는 지난 15일 이슬람 사원 두 곳을 5정의 총으로 난사해 50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40여 명의 부상자 중 2명도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그는 테러 직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등에게 이슬람 이민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터키 이스탄불, 미국 등에서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피해자 가족을 돕기 위한 크라우드펀딩도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이 백인우월주의 문제를 보여주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다”며 “아주 심각한 문제를 가진 소수가 벌인 일”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미국에서 백인우월주의가 확산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열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선전 활동은 1187차례에 달했다. 2017년 421번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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