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증진형 보험상품 봇물

'의료행위' 규제 완화되면
헬스케어 보험시장 확대 전망

보험업계 건강증진형 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AIA생명이 업계 최초로 ‘걸으면 보험료가 작아진다’며 건강증진형 ‘걸작 암보험’을 선보인 데 이어 어린이보험, 치아보험에도 관련 상품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는 건강 관리를 하면서 보험료를 적게 낼 수 있고, 보험사는 사고 발생 위험을 줄여 보험금 지급 가능성을 낮출 수 있어 좋다. 금융위원회가 보험사에 갤럭시 워치 등과 같은 웨어러블 기기 지원을 허용해주기로 하면서 건강증진형 보험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보험업계는 건강증진형 보험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빗장’이 풀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건강증진 치아·어린이 보험 출시

신한생명은 지난 11일 업계 최초 건강증진형 치아보험인 ‘무배당 참좋은덴탈케어보험(갱신형)’을 출시했다. 고객 스스로 치아관리 앱(응용프로그램)과 관리기기를 이용해 치아 건강을 관리하면 보험료가 할인되는 상품이다. 신한생명은 프리즈머블과 제휴를 맺고 ‘덴티노트’ 앱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기적인 치아 상태 측정으로 치아 건강 이력을 관리할 수 있으며 개인별 맞춤형 관리 방안까지 제공한다. 연간 누적 측정 횟수를 기준으로 포인트를 받아 다음 연도 보험료를 최대 9년간 매월 5%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이성원 신한생명 CPC기획팀장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 서비스 확대를 통해 사전 건강관리를 포함한 건강증진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올초 기존 건강보험 태평삼대를 업그레이드한 ‘태평삼대 플러스’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건강증진 서비스 ‘애니핏(Anyfit)’과 연계해 걸음 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지난해 12월부터는 한화생명이 증강현실 앱과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신개념 건강증진형 어린이보험 ‘라이프플러스(Lifeplus) 아이조아 어린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실제 아이의 양치습관을 증강현실 앱을 통해 측정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선물과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게 특징이다. 4주간 꾸준히 매일 양치질을 잘한 고객에게 최대 1만원의 모바일 상품권을 선물로 지급한다.

작년 4월에는 AIA생명이 ‘바이탈리치 걸작 암보험’을 출시했다. 이 보험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판매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최초로 나온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이다. ‘걸작’은 암보험의 기본보장 외에 ‘걸으면 보험료가 작아진다’는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상품 가입 후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바이탈리티 전용 앱을 깔고 1년이 되는 시점에 바이탈리티 액티브가 1만포인트를 넘으면 14회차 이후부터 월보험료의 10%를 깎아준다. 포인트는 하루 걸음 수 7500보당 50포인트, 1만2500보당 100포인트씩 적립된다. AIA생명은 암보험에 이어 ‘(무)100세 시대 걸작 건강보험’도 내놨다. 이 보험은 6개월간 배타적 사용권도 획득했다.

당국도 건강증진형보험 활성화

금융당국은 건강증진형 보험 활성화를 위해 웨어러블 기기의 지원 허용 등 규제 완화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는 지난 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9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불필요한 영업규제는 과감히 개선하는 등 규제혁신에 나서겠다”며 “특히 보험사의 건강증진형 상품 활성화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이달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의료법상 의료행위에 대한 유권해석과 의료법 저촉 여부의 판단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의료법은 건강관리형 보험 시장이 성장하는 데 발목을 잡아왔다.

정부는 지난해 5월 건강관리 서비스 영역을 확정 짓기 위해 복지부 산하에 금융위 등 관계기관과 의료계, 법률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자문기구 법령해석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의료법상 의료행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건강증진형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의료행위에 대한 판단 기준이 불명확해 보다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의료법 저촉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뇨나 혈압 측정 등이 의료행위인지가 불분명해 이와 관련한 상품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의료법상 의료행위에 대한 해석만 명확해지면 보험사들의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 출시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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