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스챔피언십 첫날
6언더파 몰아쳐 1타 차 3위
17회 연속 커트통과 '눈앞'
"샷감 좋고 거리도 늘었죠"

안병훈이 14일(현지시간) 개막한 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라운드 2번홀에서 퍼트 라인을 읽고 있다. 이날 6언더파 공동 3위에 오른 안병훈은 티샷과 그린 주변 경기력에서 모두 1위에 올랐지만 퍼팅 부문에서는 75위를 기록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EPA연합뉴스

“샷감이 요즘 좋아요. 거리도 잘 나고요.”

그의 상승세가 ‘마(魔)의 소그래스’를 끝까지 지배할 수 있을까. ‘새신랑’ 안병훈(28)이 자신의 최다 기록인 17개 대회 연속 커트 통과를 뛰어넘어 생애 첫 승까지 줄달음칠 기세다.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1250만달러)에서다. 우승상금이 역대 최고인 225만달러, 우리 돈 26억여원이다. 안병훈은 작년 12월 결혼했다.

“이날만 같아라!”

안병훈은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7189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를 6언더파 66타로 마쳤다. 1라운드 출전 선수 중 최다인 버디 7개를 잡아냈고, 보기 1개를 곁들였다. 공동선두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 키건 브래들리(미국)에게 1타 뒤진 공동 3위다.

1라운드 성적이 최상위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갈수록 안정감을 더하는 안병훈의 ‘흐름’이 기대를 갖게 한다. 2015년 유럽투어(EPGA) 1승(BMW챔피언십)을 거둔 그는 성적 우수자 자격으로 시드를 받아 2016~2017시즌부터 PGA투어로 주무대를 바꿨다. 첫 시즌엔 22개 대회에 출전해 17번 커트 통과했고, 최고 성적 6위(웨이스트매니지먼트피닉스오픈)를 달성했다. 지난해 24개 대회에 출전한 두 번째 시즌에는 19번 본선 진출해 두 번 2위(메모리얼토너먼트, RBC헤리티지)에 올라 우승 문턱까지 다다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안정감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 대회까지 커트 통과할 경우 지난해 페덱스세인트주드클래식 커트 탈락 이후 17회 연속 본선 진출이란 기록을 남긴다. PGA투어 진출 이후 개인 최다 연속 커트 통과다. 이대로라면 다음달 11일 개막하는 마스터스토너먼트 출전 기본 자격(세계랭킹 50위 이내)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 현재 세계랭킹이 딱 50위다.

샷의 질이 좋아졌다. 2016~2017시즌 그는 드라이버 정확도 139위(56.76%), 아이언 정확도 125위(64.52%)에 그쳤다. 이번 시즌엔 116위(60.97%), 96위(68.25%)로 끌어올렸다. 정확도와는 반대로 가는 게 보통인 비거리가 되레 늘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99.9야드(41위)에서 311.3야드(9위)가 됐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선 최장 344야드(4위)까지 날렸다. 그는 “거리가 좀 나긴 한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관건은 샷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퍼트감이다. 2016-2017시즌 175위였던 퍼팅 지표는 이번 시즌 204위로 떨어졌다. 역설적으로는 ‘바닥 친 퍼트감이 눈뜰 때’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공포의 17번홀 올해는 온순?

이번 대회 17번홀(파3·121야드)의 발톱은 밋밋했다. 호수 속에 섬처럼 떠 있는 아일랜드홀로 그린에 공을 올리려다 연못에 공을 수장시키는 일이 많아 선수들에겐 공포의 홀로 불린다. 지난해 대회 첫날 선수들은 이 홀에서 21번 공을 물에 빠뜨렸다. 이날은 다소 줄어든 18번 ‘퐁당쇼’를 연출했다. 라이언 무어(미국)는 덩크슛 같은 홀인원까지 잡아냈다. 대회 사상 아홉 번째다. 타이거 우즈(미국)도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는 등 버디 6개(보기 4개)를 기록해 2언더파 공동 35위로 대회를 출발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 5언더파 공동 5위로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번 시즌 6개 대회에 출전해 2위 한 번 등 다섯 번이나 톱10에 진입했다.

안병훈과 함께 출전한 김시우(24), 임성재(21), 강성훈(32)은 나란히 1오버파 공동 86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한국 선수 중엔 그동안 최경주(2011년)와 김시우(2017년)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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