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아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 자식과 시동생의 아들. 갑자기 두 아이의 육아를 담당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요구. 이를 경험한 임신부의 사연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A씨는 남편과 딩크족 부부(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은 맞벌이 부부)로 살기로 합의한 끝에 결혼했다. 4년 간 이를 유지하며 살았지만 그는 남편의 오랜 설득 끝에 결국 직장도 그만 두고 임신을 준비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A씨는 40세의 나이에 힘들게 임신에 성공했다.

A씨의 남편에게는 2년 전 이혼한 남동생이 한명 있었다. 그는 세 살짜리 아들을 둔 아빠였고, 아이는 A씨의 시부모가 도맡아 키웠다.

그러던 어느 날, 돌연 A씨는 시댁으로부터 시동생의 아이를 키우라는 요구를 받았다. 일을 그만두고 육아가 전업이 되지 않았냐는 것이 이유였다. 이와 함께 시댁에서는 "조카는 커서 말귀도 통하니 애 둘을 키우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충격에 휩싸인 채로 A씨는 "조카를 큰 애로 키우라", "원하면 호적에는 넣지 않아도 된다", "양육비 지원은 힘들지만 우리가 죽으면 집을 물려주겠다", "시동생이 재가는 해야하지 않겠냐. 여자가 큰 애를 자기 애처럼 키우겠냐" 등의 말을 추가로 더 들었다.

고개를 숙인 채 죄인처럼 앉아만 있는 시동생과 남편을 보니 A씨는 황당함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A씨는 남편에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며 따졌다. 그러자 남편은 "생각 좀 해보자"고 말하고는 시댁으로 돌아가버렸다. 그렇게 남편은 A씨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잠수를 탔다. 이제 A씨는 임신하자고 제안했던 남편의 말마저 다 계획된 게 아니었나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연락이 닿은 남편은 이혼하자는 A씨의 말에 "없던 일로 하자"며 사과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재산을 다 가지라면서 각서를 쓰고 공증을 받아두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아이를 갖자는 남편의 요구에 직장까지 그만 둔 A씨는 인생 계획이 무너졌다는 생각에 이미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였다. 더불어 시댁과 남편에 대한 불신은 끊임 없이 이혼을 고려하게 만들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남편의 아니면 말고 식의 태도가 앞으로도 스트레스를 줄 것 같다" ", "어떤 집인지 알았으니 답은 탈출뿐 인 것 같다" "이걸로 끝일지 모르겠다" "내새 끼도 힘들고 화날 때가 많은데 시조카를 어떻게 키우냐" "지금 이혼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떠맡길 것 같다" "아이는 죄가 없는데 아빠들을 잘못 만나 무슨 험한 꼴이냐"며 분노했다.

잡코리아가 20~30대 미혼 성인남녀 8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딩크족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 후 자녀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자녀 계획이 있다(53.8%)'는 답변과 '자녀 계획이 없다(46.2%)'는 답변이 반반 정도의 수치를 보였다.

앞선 질문을 바탕으로 결혼 후 자녀 계획 없이 맞벌이를 하며 딩크족 생활을 하겠다는 비율을 집계한 결과, 미혼 성인남녀 중 43.9%가 딩크족 생활을 희망하고 있었다. 특히 딩크족 생활을 하겠다는 비율은 여성(47.7%)이 남성(30.8%)보다 약 17%P 정도 높았다.

딩크족이 되려는 이유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48.8%)'와 '임신, 출산을 하면 직장경력이 단절될 것 같아서(34.5%)'가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3위는 '육아에 자신이 없어서(32.7%)'라는 답변이 차지했고, '배우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서'라는 자발적 이유는 26.8%로 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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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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