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나는 日 관광 vs 주저 앉은 韓 관광

사드 보복 2년…갈길 먼 韓관광
중국이 2017년 3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로 한국 단체여행을 금지하면서 관광객이 급감한 한국은 자구책으로 관광시장 다변화에 나섰다. 지나치게 높았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에서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방한 외래 관광시장은 어느 정도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외연 중심의 시장 다변화가 국내 외래 관광시장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먼 것으로 지적된다.

외래 관광시장 사드보복 이전 90% 회복

1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사드 보복 이전의 90% 수준까지 회복됐다. 정부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 시장 다변화 시도가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 방한 외래 관광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과 대만, 동남아 지역의 방문객 증가가 두드러졌다.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2017년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295만여 명을 기록했다. 전체 방한 외래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지난해 20% 넘는 증가세를 보인 대만은 112만여 명이 방문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 고지를 넘어섰다. 베트남(41%)과 말레이시아(25%), 태국(12%) 등 동남아 지역뿐만 아니라 한국 단체여행을 금지한 중국도 15%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김현환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동남아와 중동 등으로 시장을 더욱 확대하고 주력 시장인 일본, 중국 마케팅을 강화해 올 연말까지 외래 관광객 1800만 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시장 다변화에 가려진 질적 성장

시장 다변화 정책이 외래 관광시장의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로 이어졌지만 질적 성장은 아직 역부족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최근 2년 새 한국 방문이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크지 않아 일선 현장에선 아직 시장 회복 기운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행·호텔 등 관련 업계에선 시장 회복을 예단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방한 외래 관광객 1인당 지출경비는 평균 1482달러다. 중동과 중국, 러시아, 인도, 싱가포르 관광객이 평균 1700~2232달러를 쓰는 ‘큰손’인 데 비해 최근 한국 방문이 증가한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관광객의 평균 지출경비는 1100달러에 못 미친다. 지난해 전체 방한 외래 관광시장 비중이 늘어난 일본인 관광객의 씀씀이는 평균 757달러로,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적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시장 다변화 효과가 일선 현장까지 전해지려면 관광객 수에 초점을 맞춘 시장 다변화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관광객 씀씀이와 재방문율을 확대하려면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과 더불어 인프라와 서비스 품질 개선을 통해 여행 만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