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트럼프 탄핵'이 확정 된다면
주식 선물 첫날 5% 급등 예상

문제는 민주당이 2020년 총선서
대승 거두면 '최악의 시나리오'

앤디 케슬러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법 절차를 방해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 민주당 소속의 제럴드 내들러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달 초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자 방송에 동반 출연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내들러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이긴 순간부터 그를 탄핵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64조달러(미 증시 상장사 시가총액)짜리 질문이 등장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된다면 증시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바보들만이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이라고 나는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지금은 증시의 향방을 추측해 볼 만한 실마리가 꽤 있다. 2016년 대통령선거 1주일 전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주가가 11~1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트럼프 당선이 거의 확실시됐을 때 CNN 앵커들은 다우30 선물 가격이 9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고 전했다. 선물 가격은 하룻밤 새 5% 떨어졌다. 5%는 가격 변동 제한폭이다.

당신이 그때 주식을 팔지 않았었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바로 그다음날 다우지수는 3% 반등했고 이후 약 40%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선이 있었던 그날 밤에 (힐러리 클린턴 당선을 기대했다가) 충격을 받은 투자자들은 감정에 휘둘려 거래를 했다. 하지만 다른 투자자들은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어떤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이 쓸 것인지 생각해 봤고 하락분을 되돌려 놨다.

미국 역사에서 나타난 세 차례의 탄핵 사례를 되짚어보면 시장에서는 늘 충격을 받는 투자자와 기민한 분석이 나타났다. 1868년 앤드루 존슨이 탄핵됐을 당시 증시에서는 주로 은행과 철도 관련 주식이 거래되고 있었다. 증시는 남북전쟁의 여파로 비교적 순항 중이었다. 옛 리먼브러더스의 전략가들은 당시 시장에 관해 계산해 본 적이 있다. ‘다우존스 전(前) 산업지수’라고 이름 붙인 이 지수는 탄핵 전 3개월간 10% 올랐다가 (탄핵 때) 잠시 멈췄고, 존슨 대통령이 무죄 선고를 받은 후 2개월 동안 6% 다시 올랐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탄핵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났다. 1973년 5월 TV로 워터게이트 청문회가 열렸을 때로부터 16개월 동안 주식시장은 20% 이상 떨어졌다. 그해 8월 8일 닉슨이 도청 테이프를 제출하고 대통령직에서 사임했을 때 시장은 며칠 만에 5% 상승했다. 나는 당신이 그때는 팔았기를 희망한다. 왜냐하면 그때부터 증시는 ‘피바다’가 됐기 때문이다. 다우지수는 10월 초부터 27% 미끄러져서 12월에 577까지 내려앉았다. 유가도 엉망이었고 물가는 상승했다. 닉슨의 후임을 맡았던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침체를 막을 도리가 없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면 어떨까. 첫째, 주식시장 선물 가격은 치솟을 것이다. 아마도 그 소식이 전해진 첫날엔 5% 정도 뛰어오를 것으로 본다. 미국 전역에 종소리가 크게 울려퍼질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서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서쪽 마녀가 죽었을 때처럼) 사악한 마녀가 죽었다!”고 노래하며 춤을 추는 대형 플래시몹이나 그 비슷한 걸 할 것 같다.

그리고 현실이 찾아올 것이다.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당신은 매일 아침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모여서 단기나 장기 트렌드를 논의한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바뀔 때 이 모임은 워룸(전시의 작전실) 같은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가며 각각의 발생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따져보고, 어디에 얼마나 투자하는 게 좋을지 궁리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누군가를 총으로 쏜다든가 하는 일이 아닌 것으로 탄핵된다면 가장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상원이 그를 무죄로 놓아주는 것이다. 그러면 상승장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환급이나 그의 측근들의 거래에서 탄핵 사유가 될 만한 것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장은 정보의 공백을 싫어하고 종종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보기도 한다. 워터게이트 청문회나 스타 검사의 보고서가 그랬듯이 탄핵 작업이 시작되기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조사 자체가 의혹을 조금씩 흘려보낼 수 있다.

워룸식 사고방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쫓아내고 2020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두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왜냐하면 그것이 워싱턴 정가에 혼란을 가져오고 성장을 지지하는 공화당의 의제들을 되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관세 전쟁은 아마도 끝나겠지만 기업 실적을 개선시켜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법인세 감세 결정은 즉각 중단될 것이다. 각종 규제 완화도 마찬가지로 없던 일이 될 것이다.

시장은 훨씬 더 먼 미래를 내다보려 하기 시작할 것이다. 반(反)진보적인 주장을 내놓고 있는 진보진영은 주가지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이들 기술주의 머릿가죽을 벗기려 들지 않겠는가. 그리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한 ‘그린 뉴딜’도 빠뜨릴 순 없다. 93조달러를 공공 급식에 쓴다는 구상은 많은 투자자를 불안하게 하면서 투자자산을 현금으로 바꿔놓게 할 것이다. 탄핵 절차가 길어진다면 트럼프 정부 들어 상승한 증시의 절반 정도는 날아갈 테고 다우지수는 5000포인트 정도 떨어질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가설이다. 하지만 시장은 앞을 내다보고 이런 시나리오들을 매일 고려하고 있다.

원제: Impeachment and your investment

정리=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