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누이 시집살이가 더 무섭네요."

며느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시어머니 시집살이 못지않은 것이 바로 시누이(남편의 여자 형제)의 시집살이라고 말이다.

일부 시누이들은 마치 자신이 시어머니라도 된 것처럼 손 위, 혹은 아래의 며느리들에게 감놔라 배놔라 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밉다'는 말이 있을까.

결혼 3년 차인 30대 여성 김모씨는 시누이 시집살이에 호되게 당한 케이스다. 8개나 되는 제사를 챙기기도 바쁜데, 오빠에게 음식 준비를 시켰다고 잔소리하는 시누이와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김씨는 먼저 남편과 결혼 전에는 1년 제사가 8개가 되는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이 생각 없이 꾸준히 맞벌이하려 했다. 여유 있는 친정 부모님 도움받아 내 명의의 집에 남편이 들어왔다. 혼수도 원래 쓰던 것을 사용하고, 남편은 2000만 원을 혼수 비용으로 가지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 후 남편은 설, 추석을 포함해 한 해 8번의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결혼하자마자 이혼을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사랑으로 결혼했으니 그래 어디 한 번 살아보고 결정하자 싶었다"고 말했다.

일주일간의 냉전 끝에 결국 김씨와 남편은 제사 준비를 공동으로 하는데 합의했다.

그 뒤로 김씨는 이혼을 불사하겠다는 결기로 남편에게 제사준비를 도맡아 시켰다.

며느리 대신 일하는 아들을 본 시어머니는 처음에 기함을 하기도 했지만 남편은 이혼 카드가 무서웠던 것인지 어머니를 달랬다.

복병은 시누이였다. 어느 날 아가씨가 김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언니, 매번 제사 때마다 오빠가 일하는 거 보기 좋지 않네요. 우리 엄마도 늙어서 힘도 없는데 언니가 좀 도와주면 안 되나요?"

김씨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시누이는 현재 백수이면서 제사 때가 되면 약속 있다면서 참석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이나 추석 때는 제사 음식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이 시누이가 하는 일의 다였다.

김씨는 시누이를 향해 "아무리 입만 움직인다지만 숟가락 놓고, 잔심부름 정도는 하는 내가 낫다"면서 "남의 집 자식인 나도 제사에 꼬박꼬박 참석하는데 아가씨는 어디 있었냐"고 분노했다.

김씨는 시누이와의 일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고 결국 시누이가 글을 보고 전화를 했다고.

그는 "다들 예상한 대로 아가씨에게 전화가 왔다. 아가씨를 저격하고 쓴 글이라 기쁜 마음으로 받았더니, 온갖 욕설에 괴성을 지르며 귀가 아플 지경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씨의 시어머니는 "며느리 하나 있는데 우리 집, 남편을 무시하는 XX"이라고 욕을 했다. 시누이는 "내가 못할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망신을 줬다"면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김씨는 "중간에서 조율을 못하는 남편과 분수도 모르고 사는 아가씨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솔직히 아가씨 저격 글을 썼을 때부터 남편과 이혼을 결심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 아가씨 덕분에 이혼해요. 돈 많은 새언니라고 게다가 외동딸이라고 친구들한테 떠들고 다녔던 것 내가 몰랐을 줄 알죠? 어학연수 비용으로 빌려드린 돈, 안 갚으실 모양이던데 3개월 안으로 갚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남의 조상 제사에 가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길", "오빠가 일하는 것 안됐으면 시누이가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시누이도 결국 어느 집의 며느리가 될 건데, 정말 너무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시댁 조상들 제사를 왜 하루 종일 준비하고 지내야 하는건가", "아주 똑 부러지는 며느리다", "결혼은 경제적으로 비슷한 사람과 하는 것이 진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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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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