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쥴(JULL)'이 상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 점유율 2위 업체인 KT&G(107,500 -0.46%)가 입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T&G의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058억원, 영업이익은 2720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5%와 22.1% 성장한 수치다.

내수 담배의 실적 호조와 해외법인 담배 판매 성장이 실적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전자담배 '릴'이 시장 점유율을 23%까지 확대하면서 선전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실적도 전자담배의 성장폭이 관건이다. 올 상반기에는 액상형 전자담배 '쥴'의 출시가 예정돼있어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오는 6월 국내에 상륙하는 '쥴'은 미국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72%를 차지하는 1위 브랜드다. 액상 카트리지를 끼워 피우는 형태다. USB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 유행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와 비교하면 특유의 찐맛이 없고 관리가 편리하며 디자인적으로 우월하다는 평가다. 액상형은 니코틴 농축액이 함유되거나 또는 담배 향이 있는 액체를 수증기로 만드는 분무장치를 말하여, 궐련형은 담뱃잎을 전자적으로 가열하여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쥴은 국내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여권 핵심인사가 즐기는 전자담배로도 잘 알려져있다.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끈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

신제품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도 전문가들은 쥴 출시가 KT&G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미국과는 다른 환경 때문이다. 기존 쥴의 니코틴 함량 비중은 3%와 5%로 나오는데 법적으로 한국 소매점에서 유통되기 위해서는 2% 아래로 내려야 한다. 니코틴 함량을 줄이면서 기존의 맛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신제품 출시에 따른 영향은 1위 업체가 받는다는 점도 KT&G에게 긍정적이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PMI(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IQOS)'가 약 70%, KT&G의 '릴'이 22~23%, BAT(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의 '글로'가 7~8%를 차지하고 있다. KT&G가 입는 타격은 PMI에 비해 미미할 것이란 예상이다.

편의점 내 회사별로 담배 매대가 정해져있는 가운데 신규 제조사인 쥴랩스코리아가 매대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업체들의 매대를 축소시키거나 신규 매대를 설치하려면 편의점 점주와 기존 업체들, 유통사간 합의가 필요하다. 줄랩스코리아 대표가 최근 편의점 업계 관계자 등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유통 전략 및 입점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KT&G의 올해 연결 매출 전망치는 5조원, 영업이익은 1조4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12.8%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내 KT&G의 점유율은 2017년 2.4%에서 2018년 17.1%까지 대폭 성장했으며 올해는 30.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아이코스 출시에 대한 우려감으로 KT&G 주가는 10만원 아래로 하락했으나 호실적으로 14만원까지 반등했다"며 "2019년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예상되는가운데 현 주가는 과도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쥴 출시 우려 해소와 릴 수출이 본격화될 하반기부터는 빠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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