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본사 모습. (자료 =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200,000 -1.96%)의 주가가 질주하고 있지만 증권가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최근 주가 상승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과 저가매수에 따른 것인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22일 오전 9시45분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1000원(0.50%) 오른 20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4일부터 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뒤 다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날엔 소폭 약세를 기록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에 수혜를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한미군 측이 사드 체계 관련 일반환경평가를 받기 위한 사업계획서 제출을 지연하고 있다는 소식과 미중 무역협상 재개 소식에 화장품주가 급등했다"며 "사드배치 변화 및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사주 매입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아모레퍼시픽은 10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하지만 주가 상승세에도 여전히 아모레퍼시픽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은 싸늘하다. 실적 개선보다는 호재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가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인 입국자 수와 면세점 판매액 수치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41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했다. 면세점 판매액은 15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 늘었다.

이에 여전히 증권가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에 신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의견을 홀드(보유)로 유지하고 있다.

주가 상승이 단기적인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돼서다. 증권가는 이번 주가 상승의 원인을 그간 주가가 크게 하락한 데 따른 저가 매수와 순환매 영향이라고 봤다.

박 연구원은 "이번에 화장품 주가가 오른 것은 업종 실적 추정치가 상향한 것을 반영한 게 아니라 업종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에 따른 결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호재성 뉴스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며 "개별 종목 실적 기대감을 높일 요인은 제한적인 상황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 변화가 나타나는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주식가치가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급등락이 나타날 수 있는 구간이지만, 현재 주가는 2019년 주가수익비율(PER) 32배 수준으로 글로벌회사 평균 26배 대비 프리미엄이 있는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인 전망 개선 또는 실적 상향이 없는 밸류에이션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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