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매각 예비입찰 진행
넷마블·카카오·사모펀드 경쟁

유력 후보로 넷마블 거론
양사 시너지 상당할 수 있어
매출 쏠림현상은 풀어야할 숙제
건전한 생태계 조성 위한 견제장치 필요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은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에 대한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매각을 주관하는 미국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가 21일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넷마블(115,500 0.00%), 카카오(104,000 +1.46%),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털, 블랙스톤 등이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거론된 미국 디즈니와 EA, 중국 텐센트 등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넷마블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넷마블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중국 텐센트와 연합해 인수전에 나섰다. 입찰은 경매호가식으로 진행되는데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강한 의사를 드러내는 만큼 인수 우선 순위를 갖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4월 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넥슨 인수 가격이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넥슨재팬과 계열사(10여 개) 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서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거래로 꼽힌다. 국내 자본을 앞세운 넷마블 인수를 기대하는 이유다. 넥슨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게임산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중국 텐센트가 인수할 경우 1조원에 이르는 해외 매출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넥슨은 지난해 2조529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펄어비스, 컴투스, 더블유게임즈, 네오위즈, 웹젠, 위메이드, 게임빌 등의 매출을 합친 것 보다 많은 수치다.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할 경우 매출은 4조5509억원으로 늘어난다. 국내 게임산업을 압도하는 규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세계 9위가 된다. 넷마블 입장에서는 글로벌 게임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넥슨 인수는 필수적인 상황이다. 넷마블이 무리해서 넥슨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넥슨 지배구조. /한경DB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는 넷마블이 넥슨의 다양한 IP(지식재산권)와 개발 역량을 확보할 경우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넥슨의 게임 IP와 넷마블의 모바일 퍼블리싱 역량이 결합하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 이유다.

다만 긍정적인 모습만 있는 건 아니다.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할 경우 국내 게임산업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는 막을 수 있지만 대형 게임사에 대한 매출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업체 전체 매출의 70%, 영업이익의 88%를 독점했다.

이런 상황에서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하면 넷마블 매출 및 영업이익 비중은 국내 게임산업의 60%에 육박하게 된다. 한 업체의 실적에 따라 한국 게임산업이 좌지우지 될 수 있단 의미다. 이러한 모습은 게임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긍정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뾰족한 대안이 있지도 않다. 매출 쏠림현상과 해외 매각 모두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유력 인수 후보인 넷마블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국내 게임산업이 결정될 수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손에 국내 게임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한 사람의 선택으로 한 나라의 산업 미래가 결정되는 건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는 게 사실이다. 산업 발전을 위한 상호균형 방안과 견제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