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

회담 의제 전제 北과도 논의
경협 과속 우려 또 불거져
정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한 경제협력사업 재개를 미국 대북 협상팀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과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부터 ‘과속’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본지 2월 19일자 A1, 5면 참조

이 같은 사실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엿새 앞둔 21일 알려졌다.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비핵화 상응조치 중 하나가 대외 경제교류 협력을 위한 제재 완화고, 이 중 남북 경협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설 것이란 전망은 끊임없이 나왔다. 논의 범위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철도·도로 연결, 산림 등 각종 사업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논의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초 한·미 워킹그룹(실무협의체) 출범 직후 아이디어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최종 제안은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평양 실무협상을 떠나기 직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경협 부담을 떠안겠다”며 사실상의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남북 경협 재개가 북한에 ‘당근’으로 제시된 이유로는 현 단계에서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안이기 때문이다. 대북 제재가 풀린다 해도 기업이나 국제 자본이 마구 들어가진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를 위한 ‘마중물’ 격으로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운영과 금강산 관광, 철도·도로 남북 공동조사 등의 경험을 살리고, 이것이 향후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리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중 어느 것이 먼저 재개될지는 단언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이들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북한이 어떻게 비핵화 조치를 제시할지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제재 해결 방안에 대해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독자 제재 중 일부 조항을 면제해 주는 것부터 포괄적 유예 조치, 제재 적용의 일부 수정을 적용한 새 제재안 마련 등 다양한 방식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워낙 제재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논의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예상이 좀 더 앞선 상황이다.

미·북 정상회담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시기에는 여러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3월 말~4월 초란 기존 예상에서부터 6·15 공동선언 기념일까지 다양하다. 다만 남북 모두 여름을 넘기지 않는 게 목표라고 전해졌다.

통일부는 이날 3·1절 100주년 남북 공동 기념행사가 무산됐다고 발표했다. 3·1운동에 대한 남북 간 시각차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선 김일성 주도의 항일투쟁만을 인정하고, 임시정부 정통성을 부정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