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직결화 파급력 클 듯
강북횡단선 효과는 "글쎄"
서울시가 20일 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10년간 추진할 10개 사업이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은 유일한 신설노선이자 강북의 9호선을 목표로 하는 강북횡단선(경전철), 급행열차가 도입되는 지하철 4호선 등을 알짜 노선으로 꼽았다. 그러나 교통 전문가들은 5호선 직결화(둔촌동역~굽은다리역)를 최대 알짜 노선으로 꼽았다. 강동구 고덕동 상일동 명일동 등에 걸쳐 있는 고덕지구가 최대 수혜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또 장기적으로 경기 하남시도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5호선 직결화가 핵심

21일 서울시 교통정책 관계자는 “가장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는 노선은 5호선 직결화”라며 “이는 사실상 새로운 전철망이 새로 깔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재 강동구 고덕지구 거주자들이 강남으로 진입하려면 지하철을 두번이나 환승해야 한다. 일단 5호선을 타고 천호역을 간다. 천호역에서 8호선으로 환승해서 잠실역까지 이동한다. 잠실역에서 다시 2호선을 타고 강남으로 들어간다.

환승시간과 배차 간격도 길다. 8호선에서 2호선으로 환승할 때 10분정도 걸어야 한다. 5호선은 마천행과 상일동행 두개 노선이 공동운행하는 노선이어서 배차간격도 5분이상으로 길다.

그러나 굽은다리역과 둔촌동역구간이 직결화되면 한번의 환승으로 강남 진입이 가능하다. 고덕지구에서 5호선을 타고 가다가 올림픽공원역(9호선)이나 오금역(3호선)에서 환승하면 된다. 강남 업무지역, 대치동 학원가, SRT수서역 등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진다. 한 철도 전문가는 “지금은 기다리는 시간과 환승 등에 시간이 걸려 강남 진입에 1시간씩 걸리는 게 예사”라며 “직결화가 시행되면 30분대에 강남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은 고덕지구가 가장 큰 수혜다. 서울시는 상일동~마천 구간을 우선 운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하남~마천 구간도 운행할 계획이다.

다른 계획에 비해 난관도 적다. 일단 세금을 투입하는 재정 사업이어서 사업이 실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총 사업비는 2678억원이다. 국비 1071억원, 시비 160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0개 노선 중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노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배차 간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덕지구 거주자 입장에서 봤을 때 현재는 강북으로 향하는 노선 하나만 출발한다. 앞으로는 강북행과 마천행 두대가 교차 출발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배차 간격이 길어 빈 시간대에 마천행을 배차하면 된다”며 “강북행 배차 간격이 지금보다 길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4호선 급행화…출퇴근 시간 9분 단축

지하철 4호선 서울시내 구간에 급행이 도입된다. 예산 237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급행열차가 추진되면 현재 53분 걸리는 당고개~남태령 구간이 44 분으로 9분 단축된다.

급행이 정차할 역은 미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용객 수와 편의성을 고려해 정차역을 10~12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행역은 환승 노선이 많은 곳 위주로 선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4개 노선이 지나는 서울역, 3개 노선이 지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 2개 노선이 지나는 사당·이촌·성신여대·노원 등 기존 환승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통 전문가는 “출퇴근 시간이 9분 빨리지는 게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그정도로는 집값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북횡단선 효과 “글쎄”

유일한 신설노선인 강북횡단선에 대한 교통 전문가들의 평가는 박한 편이다. 이번 계획에서 규모가 가장 큰 노선이다. 양천구 목동과 동대문구 청량리 사이 25.72㎞ 구간을 잇는다. 2~3량 규모 경전철로 추진한다. 사업비 2조546억원을 투입해 정거장 19개를 짓는다. 유일한 신설 노선이다. 경제성이 부족해 재정사업으로 추진한다. 환승 구간이 많아 ‘강북의 9호선’으로 불린다. 분당선, 경의중앙선, 1·3·4·5·9호선 등에서 환승 가능하다. 서울시는 “서울연구원 용역 결과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목동 청량리 등을 수혜지역으로 꼽는다. 그러나 철도 전문가들은 “이미 다양한 전철망이 깔려 있는 곳이다보니 추가로 들어가는 경전철 하나 때문에 집값이 들썩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일단 경제성이 없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서울시마저 매년 250억원 가량의 적자 운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 전철망이 깔리는 성북구 성신여대 주변, 서대문구 명지대 주변, 이노선의 유일한 업무지구인 마포구 상암동DMC 등이 수혜지역이란 시각도 있지만, 이미 개통한 우이신설선(경전철)처럼 부동산시장에 별 호재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란 반론도 있다. 한 철도 전문가는 “구릉·산악지역을 지나는 경전철은 기존 마을버스보다 불편할 때가 많다”며 “짐을 든 사람이나 역에서 먼곳에 사는 사람들은 언덕길을 힘들게 걸어야 하는 전철보다 구석구석 다니는 마을버스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전철 3개 들어서는 관악구

이들 노선 이외의 경전철 7개는 모든 기존에 추진되던 노선들이다. 구간을 일부 연장하거나 지하화하거나,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 내용을 일부 변경하는 게 핵심이다. 이미 1차 계획에 담긴 사업들인 데다 사업성 부족으로 지지부진해 당장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면목선 난곡선 목동선 우이신설연장선 등 4개 경전철은 노선 변경 없이 추진한다. 대신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고 환승역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들 4개 노선은 2015년 제1차 도시철도망 계획에 담긴 철도다. 그러나 민자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장기 표류 중이다. 서울시는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재추진키로 했다.

신림선과 서부선은 각각 위아래로 연장한다. 남쪽으로는 서부선의 종점을 기존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정문까지 늘려 신림선과 연결할 계획이다. 연장 구간은 1.7㎞다. 연장 뒤 관악주차장역(예정)이 신림선·서부선 환승역이 된다. 서울대 내부(기숙사·본부)를 경유하는 노선도 검토됐으나 서울대가 사업비를 분담하기 어렵다고 밝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림선 종점은 기존 샛강역에서 서부선 여의도성모병원역(한양아파트 앞 사거리)까지 연장한다. 여기에 신림선·서부선 환승구간을 설치할 계획이다. 2017년 착공한 신림선은 2021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들 노선이 개통하면 서울 서남권 철도 교통망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노선이 들어설 관악구 신림동 일대는 지하철 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고시촌 등 대규모 원룸촌이 들어서 있으나 교통망은 대부분 버스에 의존했다. 신림동을 지나는 지하철은 2호선 하나뿐이다. 여의도 광화문 등 강북 업무지역을 향하는 직결 노선은 없었다.

신림동에 예정된 신규 노선은 신림선 서부선 난곡선 등 총 3개다. 모두 경전철로 추진된다. 신림선이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는 여의도동 샛강역~관악구 신림동을 잇는 총 7.8㎞ 길이 노선이다. 2017년 2월 착공했다. 서울시는 2020년말 까지 정거장 11개소, 차량기지 1개소를 완공한 뒤 2021년 상반기 개통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림선은 9호선 샛강역, 국철 대방역 7호선 보라매역, 2호선 신림역 등에서 환승이 가능해 2호선과 9호선의 혼잡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선은 6호선 새절역과 2호선 서울대입구역 사이 16.2㎞를 잇는 노선이다.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민자적격성 조사를 받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난곡선은 신림선의 지선으로 보라매~난향동 사이 4.1km를 연결한다. 6개역이 신설된다. 지난 9월 강남북 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서울시 재정사업으로 전환됐다. 서울시는 2022년 안에 조기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림선과 서부선은 2호선이나 서울대입구역 인근 버스 노선과 연계성이 높은 노선이라서 2호선 혼잡도를 줄여줄 것”이라며 “대중교통 취약지역인 신길동, 대방동, 신림동 등의 교통난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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