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퇴출 요구에 소극적 태도
미국이 동맹국들에 중국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 장비를 도입하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영국에 이어 독일과 뉴질랜드도 미국의 반(反) 화웨이 동맹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독일 정부가 화웨이의 5G 통신망 구축 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관련 부처 일부는 화웨이의 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쪽으로 2주 전 예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의 사이버보안 기관이 미국 등 동맹국의 지원을 받아 최근 벌인 조사에서 화웨이의 스파이 행위 가능성 여부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사업자 최종 선정에서 독일 내각이나 의회의 반대로 화웨이를 배제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영국에서 화웨이를 퇴출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으냐는 의견이 나온 데 이어 독일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허용할 경우 미국의 중국 통신기업 고사 전략은 상당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8일 영국 국립사이버안보센터(NCSC)가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화웨이 제품의 전면 금지는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에서도 화웨이에 대해 유화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9일 “뉴질랜드는 영국과 절차는 다르지만 비슷한 처지”라며 “아직은 화웨이를 뉴질랜드 통신 시장에서 배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중국산 통신 장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여겨 화웨이를 퇴출시키려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경제 보복을 거론하면서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졌다.

지난해 아던 총리의 방중이 연기된 데 이어 이달 예정됐던 ‘2019 중국-뉴질랜드 방문의 해’ 공동 행사도 취소됐다. 지난 9일엔 중국 항공 당국이 에어뉴질랜드가 대만을 중국과 별도 표기했다는 이유로 여객기의 상하이 푸둥공항 착륙을 불허해 회항시키기도 했다.

아던 총리의 화웨이 관련 발언은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발언인 셈이다. 뉴질랜드는 미국 영국 등과 기밀을 공유하는 최고 수준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일원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밀접한 관계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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