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기대반 우려반'
올 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행보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횟수다. 지금까지 각종 간담회 외 지역경제 투어, 기업현장 방문 등이 10번에 달했다. 지난달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경제부터 챙기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뒤 매주 1~2회의 경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우조선 방문과 판교자율주행차 시승식,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 등 세 차례에 그친 것과는 확연하게 대비된다.

문 대통령은 경제 일정을 수행한 장관들에게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을 기울여달라”는 당부의 말을 빼놓지 않았다. 기업인들의 건의사항엔 빠르게 답을 줘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청와대 참모들에겐 경제인과의 스킨십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 임명 후 첫 대면에서 “비서실장도 경제인을 만나라”고 지시했다.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도 비공개 기업 방문에 나서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그러나 청와대의 잦아진 소통 요구에 ‘기대 반 우려 반’의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경영현장의 애로사항 및 정책 건의를 전달할 소통창구가 넓어진 것은 반길 일이지만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동원된다는 불만도 일부에서 터져나온다.

정책실장과 두 차례 면담한 한 최고경영자(CEO)는 “면담 후 건의사항의 정책 반영 여부를 즉각 알려줘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CEO는 “기업 현장의 애로사항과 정책적 건의를 파악하려 한다기보다 정부 경제정책의 명분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했다. 또 “사전준비 절차 없이 갑자기 연락이 오는 일이 많아 형식적 만남에 그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경제부처 장관들 역시 대통령 지시에 따라 기업 현장 요구에 피드백을 하고 있지만 “노력해보겠다”는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많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 경영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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