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자영업자 대출 총량 제한은 지양
"관계형 금융 강화해 무차별 대출 조이기 피해야"


정부가 다음달까지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을 가계대출처럼 총량 관리하기로 했다.

자영업자 대출 중 부동산 투기 자금 성격이 강한 부분에 핀셋 규제를 가하되 자영업자의 일반적인 운영·창업자금 대출은 열어둔다는 취지다.

1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1분기 중 개인사업자 대출 관리목표치를 설정하기 위한 모범규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전년 대비로 각각 38.0%, 37.6% 급증했다.

은행권도 9.6% 늘었다.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친 가계대출 증가율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금융당국은 우선 자영업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다.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도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 개인사업자 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비중은 2015년말 33%에서 지난해 9월말 40%로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1분기 중 가계대출처럼 부동산·임대업 대출증가율 목표치를 정하고 금융회사별로 대출 계획을 받아 관리할 방침이다.

정기적으로 대출증가율을 확인하고 이런 관리목표를 초과하는 금융회사는 경영진 면담이나 현장점검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점검할 생각이다.

이자상환비율(RTI)이 제대로 적용되는지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RTI는 부동산·임대업 임대수익이 대출이자 상환액보다 얼마나 큰지 가늠하는 지표다.

주택은 1.25배, 비주택은 1.5배가 넘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현재 은행은 물론 상호금융이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RTI를 시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에 총량제를 적용하는 방안은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했다.

업종별로 경기 차이가 큰데 이를 하나로 묶어 총량관리를 하면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업종으로만 자금이 쏠릴 우려가 있어서다.

대신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3개 이상 관리대상 업종을 정하고 업종별로 연간 신규 대출 취급 한도도 자율적으로 정하는 등의 관리계획을 받기로 했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자영업자 대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단, 과도한 대출 옥죄기로 꼭 필요한 부분에 자금이 가지 않게 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은 자금이 꼭 필요한 곳에 대출이 되도록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며 "단순 신용평가 시스템에 의존하기보다 관계형 금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편의점 거리 제한처럼 자영업자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