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지난해 일자리 감소 4분의 1은 최저임금 급등 탓"

고용악화 실증분석 쏟아져

일용직 일자리 감소 75% 타격…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업도 악영향
"퇴로 없는 자영업자에 미치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 고려했어야"
"고용 참사와 최저임금 인상, 직접 연결엔 무리있다" 의견도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이틀차 전체회의가 15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15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악화돼 저소득 가계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는 경제학계의 실증분석 결과가 쏟아졌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논리인 최저임금 인상→소비 증가→성장의 첫 번째 고리부터 무너졌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 고용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특수성을 간과한 정부가 설익은 정책을 추진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인위적인 임금 인상이 아니라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자리 감소 4분의 1은 최저임금 영향”

이정민·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6.4% 인상된 지난해 고용지표를 실증분석한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분석은 ‘알바 쪼개기’와 단기 공공근로 등으로 일자리 수가 실제보다 많게 추산되는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각 집단의 총 근로시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지난해 일자리 증가율은 전년 대비 3.8%포인트 줄어들었고, 이 중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1%포인트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줄어든 일자리 중 27%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라졌다는 얘기다.

이 중 저소득층이 많이 종사하는 일용직 일자리가 극심한 타격을 받았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용직 고용 감소에 끼친 영향은 75.5%에 달했다. 줄어든 일자리 네 개 중 세 개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고용에 타격이 컸다.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업 고용 악화에 미친 영향은 62.0%, 서비스업에 끼친 악영향은 31.2%로 조사됐다. 다만 연구팀은 “업종별·산업별로는 추가로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경제학자들도 이 교수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분석을 내놨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 전반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악영향이 관측되지 않았지만, 업종별로는 도소매업과 제조업에서 일부 악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연구 결과에 대한 이견도 일부 제시됐다. 황선웅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는 발표에 대해 “임금노동자뿐 아니라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도 “비임금노동자 고용에 최저임금 인상이 악영향을 미친 것과 고용 참사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퇴로 없는 자영업자 간과”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 체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산업경쟁력과 경제성장’ 발표에서 “자영업자 비중이 25.4%에 불과하지만 자영업 관련 피고용인까지 포함하면 37.6~43.5%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영업자 대부분이 생산성이 낮아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퇴로가 없는 자영업자들이 폐업 후 복지 수혜 대상이 되면서 경제의 장기 체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계소득이 늘지 않는 것은 성장의 성과가 기업 소득으로만 흘러가기 때문”이라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노동생산성 증가가 정체된 탓이라고 꼬집었다. 2000~2017년 제조업 명목임금이 연평균 5.2% 상승한 사이 노동생산성은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설명이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땜질식 대책’이 아니라 자영업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전문위원은 “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과제지만, 정부는 지난 14일 대통령의 자영업자 간담회에서 보듯 최저임금 관련 대책만 얘기하고 있다”며 “자영업자 혁신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서비스업을 기업화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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