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14년 만에 금의환향
美 물류 투자로 경쟁력 제고
마켓인사이트 2월 15일 오후 3시55분

미국 아마존에서 압축 포장 침대 매트리스로 큰 성공을 거둔 지누스가 올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계획하고 있다. 지누스의 전신인 진웅이 2005년 5월 상장폐지된 뒤 14년여 만에 증시에 ‘금의환향’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물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미국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고, 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실적도 회복세여서 1조원대 기업가치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지누스에 따르면 회사는 올 상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하반기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신주 발행을 통해 회사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회사 특수관계자의 지분 일부를 구주 매출하는 공모 구조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지누스의 기업가치(공모 후 기준)가 1조원 이상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K-OTC 시장에서 지누스 주가는 5만7500원(15일 종가)으로, 현재 발행 주식 수를 기준으로 한 장외 시가총액은 7158억원이다.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13,200 -1.12%)이 맡았다.

지누스는 상장폐지의 고통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드문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진웅은 세계 텐트 시장을 주름잡을 만큼 성장했지만 외환위기 충격으로 2004년 화의(채권단 공동관리)를 거쳐 2005년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이후 주력 업종을 침대 매트리스 제조로 바꾸고, 택배 배송이 가능할 만큼 압축 포장할 수 있는 기술을 내세워 미국 온라인 시장을 공략했다. 지누스의 제품은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후 미국 온라인 시장 침실가구 1위(회사 추정치)로 성장했다. 소파 등 거실 가구와 사무실 가구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누스는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미국 물류 인프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누스 관계자는 “빠른 배송이 가능한 상품이 최근 미국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창고 확대 등 물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누스는 또 중국 공장에 가구 생산 설비를 도입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생산기지를 둘 예정이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누적으로 지누스는 매출 4543억원에 영업이익 442억원, 순이익 38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 872억원을 냈던 2017년에 비해 이익 규모가 줄어든 이유는 침대 매트리스의 주요 재료인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가격 상승 탓이다. 지누스 측은 “TDI의 주요 공급처인 독일 바스프에서 2016년 화재가 난 여파로 TDI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TDI 가격이 최고치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국내외 여러 사모펀드(PEF)가 프리IPO 투자(상장을 앞둔 비상장기업 투자) 의사를 밝혔지만, 지누스가 상장 전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2012년부터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고, 지난해 10월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100억원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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