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새라 캐슬러 지음 / 김고명 옮김
더퀘스트 / 352쪽 / 1만6500원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미래에도 계속 존재할까.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평생직장이란 부질없어 보일 수 있다. 정규직과 풀타임 직업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10년 뒤 세계 인구 절반이 프리랜서로 살아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미국 노동자 3명 중 1명은 독립계약자, 임시직, 파트타임 근로자 등 프리랜서라고 한다.

미국 미디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쿼츠에서 부편집장으로 일하는 새라 캐슬러는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를 통해 프리랜서와 같은 대안적 근로 형태를 일컫는 ‘긱 경제(gig economy)’의 성장세가 노동시장과 자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헤친다. 이를 위해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인 우버의 운전사 겸 식당 웨이터로 사는 이부터 정보기술(IT)회사를 그만두고 긱스터(아이디어만 있는 창업자를 위한 원스톱 앱 개발 플랫폼)에 들어간 프로그래머, 아마존이 개발한 인력 중개 플랫폼인 머캐니컬터크를 통해 돈을 버는 캐나다 워킹맘까지 다양한 인물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긱 경제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노동 수요와 공급이 만나 그때그때 근로계약이 맺어진다. 국내에서 논란이 된 카카오 카풀이나 우버 같은 공유 앱(응용프로그램)은 물론 알바몬, 머캐니컬터크 같은 즉시 응답 앱이 발달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긱 경제는 누군가에겐 자유와 유연성, 경제적 이익을 보장한다. IT 전문가, 프로그래머, 기자, 크리에이터, 그래픽 디자이너 등 희소성이 크고 전문성이 높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책에 따르면 이들은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며 경제적 자유를 누린다.

반면 긱 경제가 누군가에겐 차악의 선택일 가능성도 있다. 청소원, 운전기사, 단순 노동자들이 그렇다. 전자 같은 희망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공유’라는 개념이 확산되면서 첨단 기업과 리더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면 후자의 낙담엔 언제든 임시로 뽑고 또 해고할 수 있는 ‘유연성’을 근거로 ‘근로자가 아니라 기업에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숨어 있다.

저자는 기존 일자리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대에 나타나는 이 같은 현실이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정부가 제도나 지원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 것은 진정한 혁신이 아니다”고 지적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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