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 등과 면담서 밝혀
"평화협정 뒤에도 주한미군 유지"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전에 제재 완화나 종전선언은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가드너 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오는 27~28일 베트남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원 북핵문제 담당 소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협상 원칙인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가능한 비핵화(FFVD)’보다 훨씬 엄격한 비핵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CVID를 기본 원칙으로 제시했지만, 북한이 ‘패전국에나 적용되는 요구’라며 반발하자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FFVD란 용어를 쓰고 있다.

가드너 위원장은 “우리는 CVID의 틀에서 국가들이 평화를 위해 힘을 합칠 때 어떤 것이 이뤄질 수 있는지 세계에 보여줄 기회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공개 면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자주 만난다”며 “CVID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 완화는 안 되며, CVID가 안 되면 2차 정상회담이 개최돼선 안 된다고 대통령에게 얘기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금 형태의 북한 체제를 보장해 주는 건 곤란하다”며 “평화협정 이후에도 주한미군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미 국무부도 ‘비핵화 전 제재 완화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앞서 제재 완화는 없다는 점을 북한 지도부에 명확히 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를 이행한다면 미국은 이전에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것들을 뛰어넘는 상응조치를 할 것이란 점을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14일 “북한이 비핵화를 할 때까지는 대북 제재가 유지될 것이며 미국과 한국 정부는 이 점에 완전히 동의하고 있다”고 북한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해 FFVD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면, 한국과 다른 여러 동맹과 협력해 밝고 번영된 미래를 북한에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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