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5대그룹 중 처음

현대·기아차 "상시 공개 채용으로 경영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올해부터 신입사원 정기공채를 없앤다. 대신 각 현업 부서가 필요한 인재를 수시로 뽑는 상시 공개채용 제도를 도입한다. 국내 5대 그룹 가운데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다른 주요 그룹도 조만간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정기공채에서 상시공채로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부터 1년에 두 차례 하던 정기공채를 폐지한다고 13일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일반직 및 연구직 대졸 신입사원과 인턴을 정기공채로 뽑아왔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정기공채 방식으로는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복합하는 미래 산업 환경에 맞는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며 “각 부서에 맞는 인력을 필요할 때마다 뽑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정기공채를 상시공채 제도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인력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매년 1만 명에 달하는 신입사원을 동시에 뽑다 보면 채용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현업부서에서 당장 사람이 부족하다고 호소해도 수개월이 지난 이후에야 추가 인원이 배치된다.

회사 차원에서도 채용해야 할 인력 규모를 가늠하기 쉽지 않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까지 서류-인·적성검사-1차 면접-2차 면접 등의 과정을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이 과정에만 약 5개월이 소요됐다.

또 한꺼번에 신입사원을 뽑다 보니 각 현업부서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지원자들도 희망하는 직무와 상관없는 불필요한 ‘스펙’을 쌓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금은 인문학과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가 요구되는 시대”라며 “부문별로 원하는 인재의 형태는 다른데, 이를 한꺼번에 뽑다 보니 비슷한 인재들만 채용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현대·기아차 각 부문은 각자의 채용 방식과 전형 과정을 마련해 채용을 진행한다. 각 부문은 채용공고를 통해 입사 후 맡게 될 직무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필요한 역량을 상세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 과정을 통해 부문별로 맞춤형 인재를 고른다는 취지다.

현대·기아차는 조직 변경과 인력 관리 등 기존 인사부문이 맡던 업무도 현업 부서로 이관한다. 부문별 자율성을 높이고 경영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인사부문에 지나치게 많은 힘이 쏠리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과 LG, SK, 롯데 등 다른 주요 그룹들도 차츰 대규모 공채를 지양하는 분위기다. 삼성은 2016년까지 그룹 차원의 공채를 했지만, 2017년부터 계열사별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LG도 계열사별 공채를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갈수록 수시채용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2~3년 내 수시공채가 대기업 채용의 주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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