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다투는 환자 위해 심전도 측정 허용 등 여론 힘 실려

응급구조사法 개정 공청회

의료업계 일부, 여전히 반발
"응급구조사 외 종사자와 명확한 업무 구분 등 선행 필요"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순직을 계기로 ‘응급구조사의 업무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13일 국회에서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응급구조사 업무범위 개정 공청회’에 참석한 윤순영 중앙응급의료센터 재난응급의료상황실장은 “응급환자 이송 단계에서 응급구조사의 역할이 지나치게 제한돼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송 시 모든 환자에게 의사나 간호사가 동행할 순 없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이날 참석하기로 돼 있던 윤 센터장을 대신해 공청회에 나왔다. 고 윤 센터장도 생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응급구조사가 심근경색 환자를 이송할 때 심전도도 측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적었다. 현행 응급의료법 시행령에서는 응급구조사의 업무범위를 인공호흡, 응급 처치 및 지혈, 수액 투여 등 14가지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응급구조사의 업무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료업계 반발에 막혀 있다.

문준동 응급구조사 업무범위개정 태스크포스팀 위원장도 “응급구조사의 업무범위 제한이 국민 안전과 건강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반드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도 의료기관에서 응급구조사와 기타 직역 종사자의 업무범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있는 만큼 섣불리 확대를 논의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은희 병원응급간호사회장은 “보건의료 인력의 업무범위 조정은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완벽한 근거를 갖춘 상태에서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또 업무를 확대하더라도 병원 도착 전 단계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공청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응급구조사와 관련 학과 학생 등 6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참석자들은 공청회 시작에 앞서 생전 응급의료체계 개선에 힘쓴 윤 센터장을 위해 묵념을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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