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 새 여신심사시스템 도입

여신심사서 회장·행장 제외
기업 정보 데이터베이스화
전기요금 납부 내역까지 확인

"외형 확대보다 내실경영에 방점…2023년 순이익 1조 달성할 것"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5021억원의 순이익(지배주주 순이익)을 냈다. 2011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이 전년보다 70.6% 늘어난 346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선전한 결과다. 하지만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성에 차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13일 기자와 만나 BNK금융이 1조원의 순이익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시점은 2023년. 5년 만에 순이익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산을 단기간에 대폭 늘릴 수 없어서다. 김 회장은 이 때문에 덩치를 키우기보다 내실을 다져 수익성 지표를 호전시키는 것을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그는 BNK가 부실만 줄이면 순이익 1조원 목표는 조기 달성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대출에 개입 안 해”

김 회장은 BNK금융이 연 1조20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지속해서 올릴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지주가 이상적으로 운영되면 총자산이익률(ROA)을 1%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산 규모가 120조원 수준인 BNK금융은 1조2000억원 정도 순이익을 올릴 만한 저력이 있는 금융그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 성장률을 고려해봤을 때 체계적인 부실 관리를 통해 0.55% 수준인 ROA를 개선한다면 순이익 1조원도 목표보다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여신심사의 독립성 보장을 부실 축소의 해법으로 꼽았다. 그는 “새로운 여신심사 시스템을 구축해 회장과 은행장이 여신심사에 개입할 방법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며 “회장과 행장이 대출 청탁을 앞장서서 막는데 임직원이 과거처럼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 회장은 2017년 9월 지주 회장으로 취임하자 대출 청탁문화 근절에 나섰다. 부산은행장, 경남은행장 등 전 경영진은 2017년 12월 여신심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당 청탁 및 지시를 일절 하지 않을 뿐 아니라 퇴직 후에도 여신심사의 독립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는 언행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여신심사역들이 임원의 부당 청탁과 지시를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은행장 직속의 ‘신문고’도 꾸려졌다.

“대출 심사에 빅데이터 활용”

김 회장은 부실 대출을 줄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제조업체에서 매출은 늘어나는데 공장 전기요금이 줄어든다면 가공매출이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며 “전기료 같은, 기존에 반영하지 않았던 데이터들을 여신심사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NK금융은 지난해 5만여 개의 중소기업 데이터 분류를 보유한 더존비즈온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김 회장은 취임 후 월 200만원 수준이던 임원 활동비도 두 배 넘게 올려줬다고 했다. 지역경제가 불황 여파로 힘든 상황에서 대출자에게 밥을 사면서 영업해야 관계도 좋아지고 부실도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그는 “관리자는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수도권을 넘어 글로벌 경제를 바라보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며 “이달 경영진 가운데 일부를 일본 도쿄에 파견해 은행 등을 살펴보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견문을 넓히라는 차원에서 임직원이 조찬세미나에 참석하거나 대학 또는 기업에서 강연을 들으면 평가를 통해 해외 연수를 보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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