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불황에 주택공급 과잉 겹쳐 매매 가격·전셋값 동반하락
2015년 가을보다 1억씩 떨어져…업계 "올해부터 전세시장 살아날 것"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걱정하는 집주인들이 태반입니다"
13일 아파트 단지와 원룸주택이 밀집한 경남 거제시 아주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가 한 말이다.

그는 "올해 전세수요가 뚝 떨어진 상황에서 2017∼2018년 지어 전세 계약한 아파트의 계약 기간이 끝나게 된다"며 "만기 후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예측했다.

'조선도시' 거제시 주택경기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경제에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 조선산업 불황과 주택공급 과잉이란 악재가 겹치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조선 경기가 활황이던 2010년을 전후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거제시에는 조선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조선소 신규채용 인력과 전국각지에서 거제로 내려온 구직자들이 집을 구하면서 전세수요가 크게 늘었다.

지역 곳곳에 아파트 단지와 원룸촌이 들어섰다.

2017∼2018년 거제시청 인근 상문동 일대에만 아파트 5천 가구, 거제시 전체적으로는 1만 가구 정도가 새로 생겼다.

그러나 조선 활황기에 분양한 아파트 단지가 완공 후 입주 시기를 맞은 2015년 이후 조선 경기가 급격히 식어버렸다.

주택이 많이 늘어난 시점에 양대 조선소가 수천 명씩 구조조정을 하면서 전세 수요가 뚝 떨어져 버렸다.

한국감정원이 공개한 전세가격지수(종합주택 유형)를 보면 올해 1월 기준 거제시 전세가격지수는 79다.

기준월인 2017년 11월(100)보다 21포인트나 떨어졌다.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 전세가격지수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 1월 기준 거제시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72였다.

2017년 11월 100을 기준으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손진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거제시지회장은 "2015년 가을을 최고점으로 거제시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3년째 동반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거제시에서 단일단지로는 가장 큰 상동동 한 아파트 단지(1천750여 가구)를 예로 들었다.

"이 아파트 단지 32평형이 2015년 가을 매매가격이 2억5천만원, 전셋값이 2억원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매매가격이 1억5천만원, 전셋값은 1억원까지 떨어졌어요"
그는 거제 전역이 이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손 지회장은 "집값이 하락한 상황에서 전셋값까지 빠지니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아파트도 나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거제지역 부동산 업계는 갑자기 터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지역 전세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리란 예상을 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우조선해양 근처 아주동, 옥포동, 장승포동 일대 주민들은 현대중공업 인수 후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있다"고 전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그러나 올해부터는 전세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리라 기대했다.

지난해부터 조선 경기가 조금씩 회복돼 수주가 늘어나는 점, 향후 3년 정도는 추가 아파트 공급물량이 없는 점, 거제시가 종착지인 남부내륙철도 사업이 확정된 점, 거제시와 가까운 부산 가덕도가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 중인 점 등은 향후 거제 전세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을 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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