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택시장 전망…부동산 전문가 50명 설문조사

상반기 내 집 마련 전략은?
전문가 78% "아파트 청약"
인근 단지 가격 조정 받아도
신규 분양단지는 타격 덜해

유망 투자처도 새 아파트 추천
청약 열기가 수요심리 불지필 것
지역별 양극화 가능성은 주의
올 상반기 가장 승산이 높은 내 집 마련 전략으로 분양시장 청약이 꼽혔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건설업체, 은행, 대학 등의 국내 부동산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실수요자에겐 청약보다 나은 방안 없어”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실수요자와 투자자 각각 청약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일반 매매시장 등보다 유리하다고 응답했다. 상반기 실수요자 주택 마련 전략으로 전문가 중 58%가 민간아파트 청약을, 20%가 신혼타운 등 공공분양주택 청약을 추천했다. 기존 주택을 매입하라는 전문가는 10%에 불과했다. 민간 전월세에 거주, 공공 임대주택 입주를 추천한 응답은 각각 6%였다.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 등 역세권 소형 주택 마련을 추천한 전문가는 없었다.

서울 등 수도권 분양시장은 시장 조정기에도 집값 하락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분양승인 과정에서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 신규 단지는 최근 1년 이내 인근 분양단지의 공급가 110% 이하로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 1년 내 분양단지가 없는 지역에선 인근 시세 평균의 110%를 넘을 수 없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요즘 신축 단지 분양가는 주변 기존 단지보다 싸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고, 매매시장에선 신축 단지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대 집값이 일부 조정받더라도 신규 분양단지는 타격이 덜해 실수요자라면 당분간 청약 당첨보다 나은 내 집 마련 방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주택 실수요자 진입 여건이 넓다는 것도 전문가들이 청약시장을 추천한 이유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작년 ‘9·13 주택시장 안정 대책’ 등으로 기존 1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청약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 기회가 늘었다”며 “작년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올해로 분양이 연기된 물량이 10만 가구 이상이라 무주택자들이 이 중 유망 단지 물량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절반 “투자도 분양단지가 가장 유리”

전문가들은 실수요가 아닌 투자자들에게도 청약시장을 추천했다. 전문가 중 54%가 신규 분양단지를 유망 투자처로 추천했다. 3기 신도시 등 개발 예정지나 그린벨트 토지(20%), 재건축주택(4%), 재개발주택(4%), 근린상가 등 상업시설(4%), 중소형 빌딩(4%) 등의 답이 뒤를 이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기존 주택 매매시장은 좀 더 조정받을 여지가 있다”며 “반면 올 상반기 서울 분양시장은 서초구 방배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방배그랑자이’, 송파구 거여2-1구역 재개발 단지인 ‘롯데캐슬’ 등 비교적 좋은 입지를 갖춘 분양단지가 많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주요 입지 청약시장 열기가 일반주택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최근 서울 집값 보합·하락세의 주요 원인은 각종 규제가 수요의 시장 진입을 억눌렀기 때문”이라며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남아 있어 직주근접이 가능한 강북·강남권 주요 단지 청약 경쟁률 등 시장 변수에 따라 수요심리가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은 주택 수급 불균형이 여전하기 때문에 당장은 매수심리가 수그러든 것 같아도 어딘가 불만 지펴지면 번질 수 있는 상태와 같다”며 “올해 강남권에서만 10개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 여기에서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올 경우 대기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심리가 확 올라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강북권에선 청량리역세권 일대 분양 성적 여파가 클 것”이라며 “몇 년 전 신길뉴타운이나 고덕동 일대처럼 여러 단지가 줄줄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그간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신규 주거지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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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양극화 전망…입지 따져야

분양시장이라고 해도 모든 사업장이 유망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 중 74%가 올 상반기 서울 등 기존 분양 호조 지역에서도 입지별로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간 분양 호조였던 지역에서 높은 청약 경쟁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이는 18%에 그쳤다. 권 팀장은 “대출 규제와 청약 자격 요건 강화 등에 걸려 분양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수요가 늘면서 신규 분양 단지도 입지별로 경쟁률 성적이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최근 냉각된 주택 경기가 청약시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서울에서도 입지나 분양가 등에 따라 주택 청약이 미달되는 사업장이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출 규제, 청약 요건 강화 등으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입지나 가격 변수 영향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시장이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시장의 가격 민감도가 이전보다 커졌다”며 “분양가와 입지 등에 따라 수요 차이가 상당할 전망이라 이들 변수를 잘 살펴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문에 참여한 분들

강영훈 ‘부동산스터디’ 카페 대표,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 고승일 니소스 대표,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김광석 리얼투데이 공동대표,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김민규 파인드아파트 대표, 김선관 삼일산업 사장,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팀장,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 김한모 HMG 대표, 김혜현 알투코리아투자자문 이사, 도재용 태원피엔에이 대표, 박석훈 대우건설 상무,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위원, 서홍 한양 부사장, 손상준 도우아이앤디 대표, 신도진 랜드앤하우징 대표,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 유재석 프런티어마루 부사장,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 이윤상 유성 대표,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중혁 서연글로벌 사장,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이창언 랜드비전 대표, 이현수 한화건설 마케팅팀장,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장영호 CLK 대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최성욱 산하이앤씨 대표,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대표, 하용환 석진건설 대표,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호한철 반더펠트 대표, 홍록희 대림산업 상무,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가나다순)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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