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경남 거제시 수월동의 거제자이 전용면적 84㎡를 전세 내준 박모씨(62)는 지난 11일 인근 은행에 들러 대출 상담을 받았다. 2017년 4월 2억7000만원에 전세 세입자를 들였는데 최근 전세 시세가 2억~2억2500만원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새로운 세입자를 구한다 해도 돈이 모자라기 때문에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경기 안산시 고잔주공8단지 전용 64㎡의 전세가는 2017년 3월 1억7000만원에서 최근 1억1000만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매매가 역시 2년 전 약 2억5000만원에서 최근엔 1억7000만~1억8000만원 정도로 하락했다. 지난해 지방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역(逆)전세난’과 ‘깡통전세’가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역전세난은 전세가가 떨어져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깡통전세는 집값이 전세가격 아래로 떨어져 집을 팔아도 전세 보증금을 다 갚지 못하는 것을 가리킨다.

정부는 역전세난과 깡통전세가 아직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질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 국한된 문제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전국으로 퍼지거나 전셋값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이른 시일 내 역전세난 등의 실태조사를 마무리한 뒤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형진/강경민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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