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P2P(개인 간) 금융을 차세대 금융산업으로 육성키로 하고, 그제 공청회에서 P2P금융을 규율할 법제화 방침을 공개했다. 금융회사 등 ‘큰손’의 P2P 투자와 P2P 업체의 자체자금 대출을 허용해 시장을 키우고, 부실업체 난립을 예방할 진입장벽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개인의 P2P 투자 및 대출한도를 높이겠다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P2P금융은 4차 산업혁명에서 각광받는 핀테크 중에서도 대표적인 금융서비스다. 중간 매개체(금융회사) 없이 여윳돈이 있는 사람과 돈이 필요한 사람을 직접 온라인으로 연결해 거래비용을 낮추는 게 핵심이다. 대주(貸主)는 연 10% 안팎의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차주(借主)는 사채시장에서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2016년 말 6000억원이던 P2P 누적 대출액이 올초 5조원을 돌파했고, 투자자가 25만 명에 달할 만큼 빠르게 크고 있다.

그러나 일부 부실업체들의 폐업, 사기 등 사건·사고가 잇달아 업계 전체의 신뢰도 저하를 초래하고 있는 게 문제다. 정부가 미봉책으로 법적 근거 없는 행정지도 형태의 ‘족쇄’를 늘리자 P2P업계에서는 “차라리 법으로 규제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번 금융위의 법제화 방향에 대해 P2P업계에서 먼저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위가 이왕 P2P금융의 ‘판’을 키울 의도라면 보다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업체당 1000만원으로 묶은 개인 투자한도를 ‘업계 전체’ 기준으로 전환해 늘릴 방침인데, 이를 획기적으로 풀고 궁극적으로는 한도를 철폐할 필요가 있다. 투자는 원리금이 보호되지 않는 대신 고수익을 기대하는 것이기에 ‘자기책임의 원칙’이 우선돼야 마땅하다.

투자자 보호는 정보비대칭을 해소하는 데 국한해야지, 혹여 문제가 생길까봐 투자한도를 찔끔 푸는 데 그쳐선 P2P금융의 획기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개인들도 수익이 높을수록 위험도 커진다는 투자의 기본원칙을 인식하고 임해야 할 것이다. 신산업마다 규제에 신음하는 국내 현실에서 P2P금융에서라도 성공사례를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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